기업의 재무상태표를 열면 항상 가장 먼저 보이는 계정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일 것이다. 쉽게 말해 회사가 현재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이 계정은, 기업을 유동성을 판단할 때 매우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계기준에서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재무제표 상에 별도 항목으로 구분하여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기중 현금의 변동내용을 표시한 현금흐름표를 별도로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현금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사실 과거에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회계처리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단순하게는 현금이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돈을 의미하기 때문에, 보유 중인 보통예금계좌의 잔액을 기재하면 크게 회계기준에 어긋나는 경우가 없었다. 간혹 여윳돈이 발생하여 정기예금이나 적금 등의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에는 그 만기에 따라 단기금융상품 혹은 장기금융상품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현금 회계처리에는 크게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업들이 보유하는 금융상품의 종류 및 성격이 다양해짐에 따라, 그 구분이 모호한 경우 또한 점차 발생하고 있다. 이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회계기준 상 분류에 대한 중요성 또한 증대되고 있다. 오늘은 회계기준에서 언급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정의 및 그 구분이 모호한 금융상품의 예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1.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정의

회계기준에서 언급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일반기업회계기준 2.35 (재무제표의 작성과 표시I)”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통화 및 타인발행수표 등 통화대용증권과 당좌예금, 보통예금 및 큰 거래비용 없이 현금으로 전환이 용이하고 이자율 변동에 따른 가치변동의 위험이 경미한 금융상품으로서 취득 당시 만기일(또는 상환일)이 3개월 이내인 것을 말한다

위의 정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할 문구는 아래와 같으며, 동 문구가 곧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되기 위한 기준에 해당한다.

(1) 큰 거래비용 없이 현금으로 전환이 용이하다.

(2) 이자율 변동에 따른 가치변동의 위험이 경미하다.

(3) 취득 당시 만기일(또는 상환일)이 3개월 이내이다.

결국 큰 위험 없이 단기간에 현금으로 전환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문구만 봐서는 그 의미가 정확하게 이해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이제 실제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상품 중 그 구분이 모호한 사례들을 보며 현금성자산의 분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1. 현금성자산의 분류 사례

(1) MMDA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 Money Market Deposit Account)

MMDA란, 예금상품 중 하나이지만 그 예치일과 예치금액에 따라 금리가 변동하는 예금을 의미한다. 금리가 변동한다는 특징이 있지만, 수시입출금이 가능하여 보통예금과 그 성격이 유사하고 금리 변동으로 인해 원금이 손실될 위험은 매우 낮기에 일반적으로 MMDA의 경우 현금성자산의 정의를 충족하여 현금성자산으로 분류가 가능할 것이다.

(2) RP (환매조건부채권, Re-Purchase agreement)

RP란, 금융기관이 후에 확정 이자를 붙여서 되사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단기자금조달 목적의 채권이다. 주로 금융기관이 보유한 국공채나 특수채, 신용우량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하기 때문에 환금성이 보장된다. 즉, 확정된 현금을 일정기간 후에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성자산의 정의를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RP의 운용 기간은 다양하게 형성되는데, 이 중 최초 매입 시 약정한 운용 기간이 3개월 미만인 RP에 대해서만 현금성자산으로 분류가 가능할 것이다. 

(3) MMT (특정금전신탁, Money Market Trust)

MMT란, 금융기관이 고객으로부터 예탁받은 자금을 고객이 지정한 금융상품에 투자하여 수익을 배당하는 실적배당형 신탁상품이다. MMT의 예치금을 운용하는 주체는 신탁회사이지만, 결국 고객이 지정한 금융상품에 투자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회계기준에서는 이를 고객이 직접 금융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본다. 즉, MMT를 통해 현금성자산에 해당하는 금융상품에 투자를 하였다면 현금성자산으로 분류가 가능할 것이고, 단기금융상품에 투자를 하였다면 단기금융상품으로 분류가 될 것이다.

  1. 마치며

기업은 자금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상황에 맞게 최대한 낮은 위험으로 높은 금리를 취하고자 할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수요에 발맞추어 금융기관에서는 여러 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보다 다양한 금융상품이 출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현금성자산의 분류 기준을 숙지할 필요성은 보다 증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