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기업개요: 유통사에서 글로벌 브랜드 그룹으로
구다이글로벌은 2016년에 설립된 화장품 유통 기업으로, 초창기에는 ‘BRAND2C’라는 뷰티 도매 플랫폼을 운영하며 중소 K-뷰티 브랜드를 해외에 수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특히 아마존, 코스트코, ULTA BEAUTY 등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한국 브랜드의 해외 역직구 및 현지 마케팅을 지원했습니다. 2019년, ‘조선미녀(Beauty of Joseon)’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2020년 1억에 불과하던 조선미녀 매출이 미국 시장에서 아마존 선크림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성공을 이루며 2023년 약 1,400억까지 매출이 증가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구다이글로벌은 공격적인 M&A를 단행하게 됩니다. 2024년 재무제표 기준 구다이글로벌은 별도 매출 3,237억 원, 연결 매출 3,309억 원, 보유 브랜드 매출 합산 1조 원 돌파를 기록하며,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에이피알과 함께 ‘K-뷰티 4강’ 체제로 평가됩니다.
2. 공격적인 M&A: ‘한국의 로레알’을 지향하다
(단위: 천만원)
회사명 | 인수시점 | 기준 실적년도 | 매출 | 영업이익 | EBITDA | Net Cash | 추정 밸류 | 인수된 지분율 | 예상 멀티플 |
---|---|---|---|---|---|---|---|---|---|
크레이버 코퍼레이션 | 2024년 12월 | 2024년 | 318,077 | 80,179 | 81,527 | 11,393 | 288,941 | 85.00% | 3.4 |
티르티르 | 2024년 4월 | 2023년 | 167,446 | 28,637 | 30,431 | 22,578 | 300,601 | 49.90% | 9.1 |
라카 | 2024년 6월 | 2023년 | 18,609 | 4,317 | 4,345 | 3,606 | 48,295 | 88.00% | 10.3 |
서린컴퍼니 | 2025년 7월 현재 진행중 | 2024년 | 196,106 | 73,500 | 88,500 | 58,241 | 600,000 | 100.00% | 6.1 |
스킨푸드 | 2025년 7월 현재 진행중 | 2024년 | 78,058 | 10,483 | 11,512 | 20,336 | 130,000 | 100.00% | 11.3 |
2024년 한 해 동안 구다이글로벌은 화장품 업계 내 주요 기업 3곳을 인수했습니다. 크레이버코퍼레이션(스킨1004), 티르티르, 라카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인수 전부터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고 있었으며, 인수 이후 실적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위 표에서 알 수 있듯, 구다이글로벌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인수하여, 기존 유통망과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실적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수 당시 기준으로 EBITDA 멀티플이 평균 7.6배 수준으로, 비교적 보수적인 가격에 인수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티르티르는 미국과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확장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실적을 60% 이상 끌어올렸고, 구다이의 인수 전략이 실적 향상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 중인 인수 대상도 눈길을 끕니다. ‘독도토너’로 알려진 라운드랩(운영사: 서린컴퍼니)와, 올드 브랜드로 회생을 꾀하고 있는 스킨푸드가 대표적입니다.
∙서린컴퍼니 2024년 매출 1,961억 원, EBITDA 885억 원. 예상 밸류는 약 6,000억 원이며, 멀티플은 6.1배. 2024년 중순, 구다이글로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딜이 진행 중입니다. ∙스킨푸드 2024년 매출 780억 원, EBITDA 115억 원. 예상 밸류는 약 1,300억 원, 멀티플은 11.3배. 구다이글로벌은 현재 실사를 마쳤고, 딜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3. 자금 조달의 비밀: 감사보고서가 말하는 것들
아직 인수 마무리 안된 서린컴퍼니, 스킨푸드 제외한 3개 회사의 인수금액이 대략 4,380억 입니다. 구다이글로벌 자체만으로 23년 매출 1,395억, 영업이익 689억, 24년 매출 3,309억, 영업이익 1,305억으로 돈을 많이 벌긴 했습니다. 그래도 이러한 인수금액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구다이글로벌은 이 돈을 어떻게 조달한 걸까요?
(단위: 억원)
24년 구다이글로벌 연결현금흐름표 | 금액 |
---|---|
기초현금 | 161 |
영업활동 현금흐름 | 1,295 |
투자활동 현금흐름 (*1) | -4,824 |
재무활동 현금흐름 (*2) | 3,969 |
기말현금 | 602 |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 (*1) | 4,488 | |
매도가능증권의 취득 | 2,013 | |
라카코스메틱 | 431 | 24년 연결 주석 3. 유가증권 |
(주)티르티르 | 1,500 | 24년 연결 주석 3. 유가증권 |
코코스팩 | 50 | 24년 연결 주석 3. 유가증권 |
기타 | 32 | |
사업결합으로 인한 현금유출 | 2,475 | |
크레이버코퍼레이션 | 2,797 | 24년 연결 주석 18. 사업결합/이전대가 |
크레이버코퍼레이션 | -226 | 24년 연결 주석 18. 사업결합/취득한 자산과 인수한 부채의 계상액 |
아이유닉 | 231 | 24년 연결 주석 18. 사업결합/이전대가 |
아이유닉 | -46 | 24년 연결 주석 18. 사업결합/취득한 자산과 인수한 부채의 계상액 |
미지급비용 | -280 | 24년 연결 주석 17. 현금흐름표/종속기업의 취득 관련 미지급비용 |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액 (*2) | 4,118 |
장단기차입금증가 | 2,702 |
종속기업유상증자 | 1,416 |
즉, 구다이글로벌은 영업이익만으로는 부족했고, 대규모 차입금과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4. 감사보고서에서 본 종속기업 구조
구다이글로벌과 직접 연결된 종속기업은 내일모레글피, 아이유닉, 티엠뷰티 3곳이며, 크레이버코퍼레이션과 기타 인수기업들은 티엠뷰티 아래로 편입되었습니다.
종속기업 | 소재지 | 지분율 | 결산월 | 업종 |
---|---|---|---|---|
(주)내일모레글피 | 한국 | 100% | 12월 | 전자상거래 소매업 |
(주)아이유닉 | 한국 | 100% | 12월 | 화장품 제조업 |
(주)티엠뷰티 | 한국 | 24.21% | 12월 | 지주회사 |
(1) 티엠뷰티에 대한 지분보유비율이 24.21%밖에 안되는데, 어떻게 종속기업에 들어갔을까요?
세부적인 사항을 알 수는 없지만 회계적으로 ‘실질 지배력‘을 가진 것으로 판단했을 것 같습니다.
실질적(사실상) 지배력 인정 • 의결권이 과반수가 아니더라도 다음과 같은 경우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가진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 다른 투자자와의 약정으로 의결권의 과반수를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 법규나 계약에 따라 기업의 재무정책 및 영업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을 때 – 이사회(또는 이에 준하는 의사결정기구)의 과반수 임명 또는 해임 권한이 있을 때 – 이사회 의사결정에서 과반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 잠재적 의결권(주식매입권, 전환사채 등)이 실질적으로 행사 가능하여 과반수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을때 |
(2) 24년에 인수한 티르티르, 라카코스메틱스는 각각 50%, 88.6%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왜 종속기업에 보이지 않는걸까요?
아래 연결주석 3.유가증권에 따르면 라카와 티르티르 둘다 ‘공동지배기업’, 조인트벤처이므로 회계적으로 연결이 아니라 지분법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하지만, 구다이글로벌은 중소기업 회계처리 특례에 따라 지분법이 아니라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였습니다.

5. K-뷰티의 새로운 중심축이 될 것인가?
구다이글로벌은 더 이상 단순한 화장품 유통사가 아닙니다. 조선미녀의 성공으로 확보한 현금과 글로벌 유통망, 그리고 SPC와 재무적 투자자(FI)를 활용한 공격적인 M&A 전략을 통해 이미 K-뷰티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습니다. 2024년만 놓고 보더라도 티르티르, 라카, 크레이버코퍼레이션 등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매출 1조 원 규모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관건은 규모를 키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수한 브랜드를 하나의 그룹 전략 안에서 어떻게 통합·관리하느냐입니다. 더 나아가 미국과 일본 중심의 매출 구조를 넘어, 동남아·유럽 등 신규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할 수 있을지가 K-뷰티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결정적 요소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행보만 놓고 보면, 구다이글로벌은 분명 ‘한국의 로레알’이라는 별칭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기세를 일시적 M&A 성공 스토리가 아닌, 지속 가능한 글로벌 브랜드 그룹으로 연결시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