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사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기업 분할’입니다. 기업 분할이란, 기존 회사의 사업 부문이나 자산을 떼어내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새로운 독립된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방산과 항공우주 산업을 핵심으로 영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분할 결정을 단행하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의 항공·방산 부문 외에 산업용 장비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해왔으나, 성격이 다른 사업들을 물적 분할 방식을 통해 깔끔하게 분리하고, 존속 법인의 역량을 핵심 방산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단순히 회사를 둘로 나누는 이 행위는,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평가받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본 칼럼에서는 기업 분할의 기본 개념, 주요 유형, 그리고 분할을 통해 기업이 실제로 얻고자 하는 전략적 이점과 기대 효과를 알아보겠습니다.


1. 기업분할의 주요 유형과 특징

기업이 ‘분할’을 결정할 때, 경영진과 주주 모두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어떤 방식으로 쪼갤 것인가’ 입니다. 기업 분할은 크게 물적 분할과 인적 분할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뉘며, 그 방식에 따라 신설 회사의 주인이 달라지고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집니다.

 

(1) 물적분할(Split-off)

물적 분할은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분할 방식입니다. 물적 분할은 기존 회사(모회사)가 특정 사업 부문을 떼어내어 새로운 회사(자회사)를 설립하되, 신설 회사의 주식 전체(100%)를 모회사가 그대로 소유하는 방식입니다. 분할 후 모회사와 자회사는 수직적인 모자회사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 경우 모회사는 100% 지분을 통해 신설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분리된 자회사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해당 사업에만 집중하여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핵심 사업을 영위하는 신설 회사를 분할하여 상장시키고자 하는 경우 대규모 자금 조달이 용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주주들은 핵심 사업이 분리된 신설 회사 주식을 직접 받지 못하고, 평가 절하된 모회사 주식만을 보유하게 되면서 기존 주주의 가치가 희석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2)인적분할(Spin-off)

인적 분할은 기존 회사를 두 개 이상의 회사로 나눌 때, 신설 회사의 주식을 기존 회사의 주주들이 원래 지분 비율대로 직접 나눠 갖는 방식입니다. 분할 후 두 회사는 지배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독립적인 회사가 됩니다.

 

주주들은 분할된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게 되므로, 분리된 사업의 잠재적 가치를 그대로 향유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각 회사가 독립적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되어, 비핵심 사업에 가려져 있던 성장 사업의 가치가 명확히 드러날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다만, 인적 분할 직후에는 기존 대주주가 신설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직접 갖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대주주는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물출자, 자사주활용 등 복잡하고 추가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3)분할합병

분할합병은 단순 분할보다 조금 더 복잡합니다. 분할합병은 기존 회사가 특정 사업부문을 분리하여, 분리된 사업부문을 존립 중인 다른 회사(합병회사)에 합병시키는 형태를 말합니다. 분할합병에는 합병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분할회사 주주에게 직접 배분하는 인적분할합병과, 합병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분할회사가 직접 소유하게 되는 물적분할합병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분할회사는 비핵심 사업부문을 분리하여 핵심사업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합병회사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면서 기업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할합병은 보다 복잡한 거래로 인한 높은 거래 비용을 수반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2. 분할의 실행 목적과 기대효과

기업이 막대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주주의 동의를 얻어 분할을 선택하는 이유는 현재 주가에 반영되지 못한 잠재적 가치를 시장에 드러내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입니다.

분할을 통해 각 사업 부문은 독립된 법인으로서 해당 분야에만 자원을 집중하고 전문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하고, 각 사업부의 경영진이 시장 환경에 맞는 전략을 신속하게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되면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집니다.

 

또한 핵심 사업과 비핵심 사업이 섞여 있을 경우, 시장은 기업 전체를 평균적인 기준으로 평가(가치 디스카운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장성이 높은 첨단 사업(예: 배터리, 바이오)을 분리하면, 투자자들이 그 사업의 잠재력만을 보고 집중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곧 시장에서 해당 사업 부문에 맞는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인정받아 기업가치를 재평가하는 기회가 됩니다.


3. 마무리하며

성공적인 기업 분할은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기업이 현재의 비효율을 극복하고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핵심적인 전략 도구가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목적과 기대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분할 방식 선택과 올바른 회계처리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