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년 적자’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많은 고민들이 컬리의 2024년 재무제표와 IR 자료에서 보입니다. 재무제표, 조정EBITDA흑자, Cash flow BEP, 주주, 결손금 보전, 자사주 매입 등 6가지 항목을 통해 컬리가 재무제표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아래의 금액은 컬리의 202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입니다.
1. 컬리의 재무제표
(1) 손익계산서
(단위:억 원)
마켓컬리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
매출액 | 15,613 | 20,372 | 20,773 | 21,956 |
영업이익 | -2,177 | -2,334 | -1,436 | -183 |
컬리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출 2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1년 1조 5천억 원이던 매출은 2022년 약 2조 원으로 약 30% 증가했으나, 이후 2023년 2조 7백억 원, 2024년 2조 1천억 원으로 사실상 2조원 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손익 측면에서는 지속적인 개선이 확인됩니다. 영업이익은 2021년 -2,177억 원에서 2022년 -2,334억 원으로 손실이 확대됐지만, 이후 2023년 -1,436억 원, 2024년 -183억 원으로 점진적으로 손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단위:억 원)
쿠팡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
매출액 | 208,812 | 263,560 | 314,221 | 382,988 |
영업이익 | -11,208 | 997 | 1,064 | 1,624 |
같은 기간 쿠팡은 2021년 20조 8천억 원에서 2024년 38조 원으로 매출이 급증했으며, 2022년부터는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컬리와 뚜렷한 대비를 보입니다.
(2) 재무상태표
(단위: 억원)
구분 | 단위 |
---|---|
현금및예금 | 2,237 |
재고자산 | 675 |
유형자산 | 1,201 |
사용권자산 | 3,131 |
기타 | 1,111 |
자산총계 | 8,355 |
2024년 기준 총자산 8,355억 원 중 절반 이상이 유형자산(약1,200억 원)과 사용권자산(약3,100억 원)으로, 이는 송파·김포·창원·평택 등 4개 물류센터 임차와 관련된 자산입니다. 특히 유형자산 1,201억 원 중 약 1,000억 원이 물류센터 관련으로, 물류 인프라 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단위: 억원)
항목 | 금액 |
---|---|
매입채무 | 2,316 |
차입금 | 305 |
리스부채 | 3,519 |
기타 | 1,140 |
부채총계 | 7,352 |
부채 역시 유사한 구조입니다. 총부채 7,352억 원 중 리스부채가 3,519억 원으로 가장 크며, 리스부채 역시 물류센터 임차료가 대부분입니다. 자산과 부채 양 측면 모두에서 컬리의 물류 중심 운영 전략이 재무구조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2. 조정 EBITDA 흑자
컬리는 IR 자료에서 ‘조정 EBITDA 기준 흑자 전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EBITDA는 ‘영업이익+ 감가상각비 + 무형자산상각비’로 계산됩니다. 하지만 컬리는 여기에 ‘주식보상비용’까지 더하였고, IR 자료에서도 이를 ‘조정 EBITDA’로 별도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위: 억원)
항목 | 2023년 | 2024년 |
---|---|---|
영업이익 | -1,436 | -183 |
감가상각비 | 254 | 263 |
무형자산상각비 | 33 | 36 |
주식보상비용 | 106 | 51 |
조정 EBITDA | -1,043 | 167 |
2024년 기준 컬리의 영업이익은 -183억 원, 감가상각비 263억 원, 무형자산상각비 36억 원, 주식보상비용 51억 원으로, 이를 모두 합산한 조정 EBITDA는 167억 원으로 계산됩니다.
컬리는 이 지표를 통해 흑자 전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실제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지만, 대표적인 비현금성 비용을 가산한 ‘조정 EBITDA’ 기준으로는 흑자라는 의미입니다.
3. Cash flow BEP
컬리는 2024년 IR 자료에서 ‘Cash flow BEP 달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쉽게 말하면,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양수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연도별 OCF는 다음과 같습니다.
(단위: 억원)
구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
매출액 | 15,613 | 20,372 | 20,773 | 21,956 |
영업이익 | -2,177 | -2,334 | -1,436 | -183 |
OCF | -1,383 | -1,575 | -523 | 1,332 |
2024년의 영업이익은 아직 음수이지만 손실이 많이 줄어들었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양수로 전환되었습니다.
(단위: 억원)
구분 | 2023년 | 2024년 | diff |
---|---|---|---|
영업활동 현금흐름 | -523 | 1,332 | 1,855 |
당기순손실 | -1,969 | -406 | 1,563 |
현금유출이없는비용가산 | 1,681 | 1,258 | -423 |
현금유입이없는수익차감 | -183 | -156 | 27 |
영업활동으로인한자산부채변동 | -51 | 637 | 688 |
2023년 대비 2024년에 OCF는 약 1,855억 원 증가했습니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당기순손실이 전기 대비 1,563억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컬리는 2023년 약 -2,000억 원 수준이던 당기순손실이 2024년 약 -400억 원으로 축소되었고, 이에 따라 현금창출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4. 주주
컬리 김슬아 대표님 지분율이 낮다고 알려져 있는데 24년말 기준으로 5.69% 입니다. 24년말 기준 최대주주는 ‘앵커에퀴티파트너스’이고 지분율은 13.49% 입니다. 23년에 세콰이어캐피탈에서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 최대주주가 변경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도별로 컬리 최대주주와 김슬아 대표 지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도 | 최대주주 | 최대주주 지분율 | 김슬아 대표 지분율 |
---|---|---|---|
2020 | 세콰이어캐피탈 | 11.82% | 6.67% |
2021 | 세콰이어캐피탈 | 11.82% (유추) | 5.75% |
2022 | 세콰이어캐피탈 | 11.82% (유추) | 6.25% |
2023 | 앵커에쿼티파트너스 | 13.5% | 5.69% |
2024 | 앵커에쿼티파트너스 | 13.49% | 5.69% |
23년에 앵커가 들어오고 최대주주가 바뀐 이유는 바로 ‘리픽싱’ 조항 때문입니다. 2023년에 앵커PE가 1200억을 CPS(전환우선주)로 투자했는데, 여기에 리픽싱 조항이 붙어 있었습니다. 23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손실이 나면 1:1에서 약 1.8로 조정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손실이 나면 1주 줄 것을 1.8주 준다는 의미입니다.
2023년 컬리는 실제로 영업손실을 기록했기에 이 조항은 발동되었고, 이에 따라 앵커는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습니다.
5. 결손금 보전
컬리는 2023년 말 기준 약 2조 2천억 원의 누적결손금이 있었으나, 2024년 이를 자본잉여금(2조 3천억 원)으로 상계하면서 결손금 전액을 제거했고, 결과적으로 2024년말 기준 이익잉여금 510억 원이 재무제표에 계상되었습니다.
(단위: 억원)
항목 | 2023년 말 | 2024년 말 |
---|---|---|
자본잉여금 | 22,303 | 77 |
이익잉여금(결손금) | (22,615) | 510 |
이 방법은 ‘자본잉여금의 결손 보전’으로, 상법상 허용된 것입니다.
이와 유사하게 재무 이미지 개선 시도는 다른 이커머스 기업에서도 나타난 바 있습니다. 오늘의집은 회계상 적자 착시를 해소하기 위해 회계기준을 K-IFRS에서 K-GAAP으로 변경함으로써 RCPS관련 부채 1조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컬리는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회계 기준을 바꾸는 대신 자본잉여금 결손보전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컬리는 재무제표상 이익을 만들어냄으로써, 과거 누적된 손실을 회계적으로 제거하며 재무 건전성을 강조하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6. 자사주 매입
컬리는 2025년 4월, 주당 15,000원에 15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환산한 기업가치는 약 6,300억 원입니다. 이는 과거 시리즈E에서 유니콘(1조 원 이상) 평가를 받던 시점이나, 2021년 4조 5천억 원, 2023년 2조 5천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에 비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입니다.
시점 | 시리즈(Series) 단계 | 규모(억원) | 투자사 | 기업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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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 시리즈E | 2000 | DST글로벌 등 | 9000억~1억원 |
2021년 6월 | 시리즈F | 2250 | 에스펙스캐피탈 등 | 2조5000억원 |
2021년 12월 | 프리-IPO | 2500 | 앵커에쿼티파트너스 | 4조원 |
2023년 5월 | 1200 |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아스펙스캐피탈 | 2조9000억원 |
(출처: 시사저널e, 한다원 기자, ‘컬리 성장기 이대로 끝?’, 2025.6.7)
자사주 매입은 회계상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가능하며, 컬리는 앞서 설명한 자본잉여금 결손금 보전을 통해 이익잉여금을 확보했고, 이를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활용했습니다. 즉, 자사주 매입은 결손금 보전과 연결된 회계적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컬리는 비상장회사임에도 자사주를 매입하였는데, 이는 일반적인 경우는 아닙니다. 보통 자사주 매입의 목적은 ‘장외 시장 주가 안정화, 주주 가치 제고, 기존 투자자(소액 또는 기관)에게 엑시트 기회 제공,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 표명’입니다. 이번 자사주매입은 컬리가 ‘만년 적자’ 이미지를 탈피하고 재무 체력이 개선되었음을 외부에 보여주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컬리 2024년 재무제표를 통해 손익, 현금흐름, 재무구조 등 여러 지표에서 개선된 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향후 컬리가 ‘조정 EBITDA’나 ‘Cash Flow BEP’, ‘결손금 보전’이 아닌, 실제 영업이익 기준의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