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노랑통닭이 글로벌 확장의 분기점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6월, 필리핀 대표 식품기업 ‘졸리비’의 자회사 ʻ졸리케이’가 노랑통닭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단기간 내 기업가치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린 이 사례는, 단순한 브랜드 거래를 넘어 K-푸드 산업 전반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도 해석됩니다.
본 칼럼에서는 노랑통닭 인수 협상의 배경과 구조, 그리고 그 이면에 숨은 전략적 맥락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노랑통닭의 브랜드 연혁 및 변화 분석
2009년 창업한 노랑통닭은 2020년 첫번째 매각을 경험했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코스톤아시아는 ʻ노랑홀딩스’라는 특수목적법인 (SPC)을 설립해 약 700억원에 회사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이후 노랑통닭은 단기간 내 안정적인 실적 성장과 외형 확장을 동시에 달성하며, 현재 두번째 인수 협상을 앞두고 있습니다. 인수 주체는 필리핀 최대 외식기업인 ‘졸리비’의 자회사 ‘졸리케이’로, 보도에 따르면 거래 금액은 1,000억원 중반대로 추정됩니다. 불과 4년 만에 기업가치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린 노랑통닭은 성공적인 밸류업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이미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은 포트폴리오 내 중복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도 해석됩니다.
2. 노랑통닭의 실적 지표
노랑통닭은 매출, 영업이익, 점포 확장까지 전방위적인 성장세를 보입니다. 2019년 기준 매출 502억원에서 2024년에는 1,067억원을 기록하며 2배 이상 확대되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019년 65억원에서 2022년 잠시 주춤하였지만, 2024년 127억원까지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가맹점 수 역시 안정적으로 확대 됐습니다. 2019년 428개였던 가맹점은 2024년 기준 약 700개로 확장됐으며(*2024년 가맹점 수는 정보공개서 공식 수치가 아니며 업계 추정치입니다.), 이는 전국적 브랜드 확산을 반영하는 결과입니다.
구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매출액 | 502 | 738 | 853 | 948 | 972 | 1,067 |
영업이익 | 65 | 85 | 105 | 59 | 115 | 127 |
가맹점수 | 428 | 517 | 562 | 632 | 650 | 700 이상 |
3. K-Food에 대한 글로벌 수요
2024년, 필리핀 최대 외식기업 졸리비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를 약 4,70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M&A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졸리비가 한국 외식 브랜드에 적극적인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노랑통닭 인수 추진 역시 이런 관심의 연장선에 있으며, ‘K-Food’가 전세계적으로 차세대 성장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K-Food를 향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은 뜨겁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양의 ‘불닭볶음면’은 전 세계적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지화’ 없이 한국 고유의 맛을 그대로 전한 브랜드들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한국 도시락 브랜드 ‘도도코리아’는 한국판 서브웨이로 불리며 현지 소비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처럼 K-Food는 문화적 확산력과 경제적 수익성을 동시에 지닌 새로운 글로벌 성장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노랑통닭 역시 국내 사모펀드가 키운 내수 중심 브랜드에서 출발해, 글로벌 소비 시장과 자본시장에서 동시에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4. 재무제표 기반 노랑통닭의 밸류에이션 변화
노랑통닭은 2020년 첫 매각 당시 약 700억원에 인수된 이후, 4년 만에 약 1,500억원에서 2,000억원에 이르는 협상이 진행되며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기업가치의 구조적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단위:억원
구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영업이익 | 65 | 85 | 105 | 59 | 115 | 127 |
(+)감가상각비 | 1.3 | 1 | 2.7 | 4.2 | 3.1 | 5.5 |
(+)무형자산상각비 | 0.7 | 1.4 | 9.2 | 9.3 | 9.5 | 10.5 |
(=EBITDA) | 67 | 87.4 | 116.9 | 72.5 | 127.6 | 143 |
현금 | 37 | 110 | 131 | 110 | 136 | 106 |
(+)단기금융상품 | 4 | 0 | 35 | 66 | 20 | 163 |
(-)차입금 | 11 | 24 | 0 | 0 | 0 | 0 |
(=)순현금 | 30 | 86 | 166 | 176 | 156 | 269 |
2020년 인수 당시 노랑통닭의 영업이익은 약 85억원이었으며 ,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를 더한 EBITDA는 약 87억 4천만원 수준입니다. 이 시점에서 보유 현금은 약 110억원, 차입금은 약 24억원으로 순 현금(Net Cash)은 약 86억원이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인수금액(700억 원)에서 순현금(86억 원)을 차감한 실질 기업가치(EV)는 614억원, EV/EBITDA 멀티플은 약 7배로 계산됩니다. 이는 당시에 K-Food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범위 내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2024년 기준, 노랑통닭의 EBITDA는 약 143억 원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는 약 127억 원의 영업이익에 감가상각 및 무형자산 상각비 약 16억 원을 더한 수치입니다. 순현금도 약 269억 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수치를 바탕으로 매각 금액을 가정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인수금액 2,000억원 시 → 순현금 차감 후 EV는 약 1,731억 원, EV/EBITDA 멀티플은 약 12배
- 인수금액 1,500억원 시 → EV는 약 1,231억 원, 멀티플은 약 8.6배
2020년 약 7배였던 멀티플과 비교해 크게 상승한 수치로, 노랑통닭의 가치가 시장에서 재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5. M&A 시장 속 치킨 브랜드 비교 사례
치킨은 언제나 ‘잘 팔리는’ 카테고리로 , 사모펀드와 투자사들에게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가진 투자 대상으로 꾸준히 주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주요 치킨 브랜드들은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브랜드 | 매각 시기 | EBITDA | 매각금액 (희망가/실거래) |
EV/EBITDA 멀티플 | 인수자 |
BHC | 2018년 | 850억원 | 6,800억원 | 8배 | MBK파트너스 |
BBQ | 2019년 | 200억원 | 2,000억원 (30%, 600억원 거래) |
약 10배 | 큐캐피탈파트너스 |
KFC코리아 | 2025년(예정) | 460억원 | 4,000억원(희망가) | 약 10배 |
BHC는 2018년 MBK파트너스가 약 6,8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확장하여 현재 기업가치는 1조원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노랑통닭을 인수했던 큐캐피탈파트너스는 2019년 ‘BBQ’를 지분 30%를 600억원에 거래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2023년, 오케스트라 PE가 1,000억원에 인수한 ‘KFC’가 2년 만에 약 4,000억원의 희망 매각가로 다시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습니다. EBITDA가 460억원으로, 오케스트라 PE가 설정한 희망 매각가의 판단기준이 명확하지 않지만 표면적으로는 인수 2년만에 4배 이상 가치가 상승했음을 보여줍니다. 인수 당시 성적이 부진했던 KFC는 효과적인 운영 전략을 통해 외형상 매우 뚜렷한 성과를 이루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노랑통닭의 이번 인수 협상은 단순한 브랜드 매각을 넘어, 국내 프랜차이즈가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BITDA의 꾸준한 증가, 안정적인 재무 구조, 그리고 브랜드 확장성은 졸리비의 선택을 이끌어냈습니다. K-Food의 글로벌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노랑통닭 역시 한국형 외식 브랜드가 해외 소비자에게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입증한 대표적 사례로 보입니다. 앞으로 노랑통닭이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확장 전략을 펼칠지 그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