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아이아이컴바인드: 젠틀몬스터 신화의 시작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11년 2월 16일 설립되었습니다. 창립자 김한국 대표가 영어 교육업체 캠프코리아의 사내 신사업 공모전에서 아이웨어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을 계기로 젠틀몬스터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캠프코리아는 사업성을 높이 평가하여 5천만 원을 투자했고, 이 초기 자본금이 현재 수조 원 가치의 기업으로 성장할 기반이 되었습니다.
2024년 말 주주현황
주주명 | 소유주식수(주) | 지분율(%) |
---|---|---|
오재욱 및 특수관계자 | 47,943 | 44.96 |
김한국(대표이사) | 26,850 | 25.18 |
자기주식 | 1,633 | 1.53 |
기타 | 30,211 | 28.33 |
합계 | 106,637 | 100.00 |
2024년 말 기준,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주요 주주는 오재욱 및 특수관계자(약 45%), 김한국 대표이사(약 25%), 자기 주식 및 기타 주주(약 30%)입니다. 5천만 원의 초기 자본금 투자가 어떻게 현재와 같은 높은 기업가치로 이어질 수 있었는지 주목할 만한 사례입니다.
2. 독보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기업 구조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네 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모두 하나의 법인 아래 통합되어 있습니다.
- 젠틀몬스터: 글로벌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매장을 전시 공간처럼 구성하며 브랜드를 확장. 블랙핑크 제니, 손흥민, 전지현 등 유명 인물과 협업을 통해 인지도 확장.
- 템버린즈: 2018년 론칭한 향수 및 코스메틱 브랜드, 성수동 매장으로 대표되는 힙하고 감각적인 콘셉트 브랜드 이미지 구축.
- 누데이크: 2020년 시작한 디저트 및 F&B 브랜드, 패션과 예술을 접목한 독특한 디저트를 선보이며, 자사 플래그십 스토어 내 다른 브랜드와의 시너지도 창출.
- 어티슈: 2025년에 새롭게 론칭한 헤드웨어(모자) 브랜드, 젠틀몬스터 특유의 감각적인 디자인 정체성을 공유.
각 브랜드는 독립 법인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 법인 아래에서 운영되어 브랜드 간 시너지와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가능합니다. 또한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전 세계 약 15개의 해외 자회사를 보유하여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실적은 이 모든 국내외 사업을 아우르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파악해 보겠습니다.
3. 경영 실적: 숫자로 본 젠틀몬스터의 힘
손익계산서 (단위: 억 원)
구분 | 2023년 | 2024년 |
---|---|---|
매출액 | 6,083 | 7,891 |
매출원가 | -1,019 | -1,237 |
매출총이익 | 5,064 | 6,654 |
판매비와관리비 | -3,553 | -4,316 |
영업이익 | 1,511 | 2,338 |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24년 기준, 매출액 7,891억 원, 매출원가 1,237억 원을 기록하며 약 16%의 낮은 원가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매출총이익 6,654억 원, 영업이익은 2,338억 원으로 약 30%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습니다. 매출 규모, 원가율, 이익률 모두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놀라운 수치입니다.
아이아이컴바인드 매출 구성 (단위: 억원)
브랜드 | 2023년 | 2024년 | 비중(%) |
---|---|---|---|
아이웨어 부문(젠틀몬스터) | 4,771 | 6,140 | 78 |
화장품 부문(템버린즈) | 1,174 | 1,646 | 21 |
기타(누데이크 등) | 138 | 105 | 1 |
합계 | 6,083 | 7,891 | 100 |
아직 아이웨어 부문인 젠틀몬스터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템버린즈는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19년 출시 당시 34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5년 만에 1,646억 원으로 약 50배 성장하며 전체 매출 비중의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블랙핑크 제니를 모델로 발탁하며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어, 2025년에는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역별 매출 구성 (단위: 억 원)
구분 | 2023년 | 2024년 | 비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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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 3,844 | 4,854 | 62 |
중국 | 1,308 | 1,207 | 15 |
기타해외 | 931 | 1,830 | 23 |
합계 | 6,083 | 7,891 | 100 |
해외 매출 역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매출이 3,800억 원에서 4,800억 원으로 약 1,000억 원 증가한 반면, 기타해외 매출은 2023년 930억 원에서 2024년 1,8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약 40% 수준이나,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중국 시장은 손실을 보고 있으며, 이는 시장 침체, 경쟁 심화, 카피 제품 문제 등 복합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4. 아이웨어 비즈니스 산업의 판도를 바꾼 젠틀몬스터
아이웨어 비즈니스는 일반적으로 구매 빈도가 낮고 재고 회전이 느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젠틀몬스터는 낮은 원가율(16%)과 높은 재고 회전율(2.75회)을 통해 이러한 구조를 바꿨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젠틀몬스터의 높은 판매가를 수용하고 있으며, 장기 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효율적인 판매 구조를 구축했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젠틀몬스터의 재고 자산은 전체 자산의 5% 미만에 불과하며, 재고자산회전율은 1년 동안 2.75회에 달하여 약 133일마다 제품이 팔리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일반적으로 2년마다 안경을 새로 구매하는 기존 업계 주기와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수치입니다.
유통 방식 또한 기존 안경원 의존에서 벗어나, 자사 매장을 직접 운영하며 이 매장을 쇼룸 및 브랜드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제품을 기능이 아닌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시키는 데 성공했고, 높은 브랜드 가치와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5. 전략적 투자유치와 주주 변동
젠틀몬스터의 투자유치는 유상증자(신주)를 통한 투자유치 방식과 기존 주주의 주식(구주)을 매입하는 방식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투자유치 및 주주변동 내역 (단위: %)
구분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2021 | 2022 | 2023 |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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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씨케이글로벌파트너 | 58.17 | 52.36 | 50.36 | 50.36 | – | – | – | – | – |
오재욱 및 특수관계자 | – | – | – | – | 49.68 | 47.66 | 44.96 | 44.96 | 44.96 |
김한국(대표이사) | 29.5 | 26.32 | 25.32 | 25.32 | 25.32 | 25.32 | 25.18 | 25.18 | 25.18 |
기타주주 | 10.67 | 19.86 | 24.32 | 24.32 | 25 | 27.02 | 29.86 | 28.33 | 28.33 |
자기주식 | 1.64 | 1.49 | – | – | – | – | – | 1.53 | 1.53 |
합계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 초기 투자 (2017년): LVMH 산하 사모펀드인 엘케터톤 아시아와 중국계 사모펀드 IDG 캐피탈이 약 700억에서 1,000억 원 규모의 첫 지분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당시 젠틀몬스터의 기업 가치는 6,000억~8,00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후 2018년, 엘케터톤 아시아는 추가로 구주 매입을 통해 지분을 늘리며 회사 성장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었습니다.
- IMM 인베스트먼트 투자 (2020년): IMM 인베스트먼트가 약 55억 원 규모의 구주를 인수했습니다. 이때 젠틀몬스터의 기업 가치는 1조 2천억 원으로 평가되며 ‘진정한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 스톡옵션 행사 (2021년~2022년): 2016년에 부여된 스톡옵션이 행사되면서 초기 멤버들의 성과가 가시화되었습니다. 행사가 94만 원에 불과했던 주식의 실제 밸류는 주당 약 1,100만 원으로, 스톡옵션 보유자들은 한 주당 1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초기 멤버들의 헌신에 대한 보상이자 기업 성장의 선순환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룩소티카의 지분 인수 (2023년~2025년): 2023년, 룩소티카는 초기에 투자했던 엘케터톤과 IDG 등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16%의 지분을 인수했으며, 2025년에는 추가로 4%를 매입하여 총 2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 룩소티카의 인수는 초기 FI들에게 중요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통로가 되었습니다. 당시 젠틀몬스터의 단기간 내 IPO(기업 공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던 FI들은 룩소티카와 같은 전략적 투자자(SI)를 통해 지분을 매각하고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룩소티카는 젠틀몬스터의 브랜드 파워와 성장 동력을 높이 평가하여 지분 인수를 결정했으며, 당시 젠틀몬스터의 기업 가치는 2조 원 중반대로 평가되었습니다.
현재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주요 주주는 창업주 및 오너(약 70%), 룩소티카(20%), 그리고 나머지 FI 투자자들(8.5%)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6. 부동산을 통한 브랜드 가치 극대화 전략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24년 기준 토지, 건물, 건설중인자산을 포함해 약 3,780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 중입니다. 특히 ‘건설중인자산’ 항목에 3,200억 원이 포함되어 있어 현재 대규모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건설 중임을 나타냅니다.
2024년 회사의 부동산 등의 변동내역 (단위: 억 원)
구분 | 토지 | 건물 | 건설중인자산 | 인테리어 | 집기비품 |
---|---|---|---|---|---|
기초장부금액 | 499 | 62 | 1,019 | 300 | 64 |
취득 | – | – | 2,417 | 217 | 35 |
처분 | – | – | – | -14 | -1 |
감가상각비 | – | -2 | – | -145 | -30 |
대체 | – | – | -216 | 157 | 15 |
환율변동효과 | – | – | 1 | 40 | 6 |
기말장부금액 | 499 | 60 | 3,221 | 556 | 89 |
주요 매입 지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성수동: 신사옥 건설 중으로, 매입 당시 평당 4,300만 원이었던 토지 가치가 현재 2억에서 2억 5,000만 원으로 5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 도산공원: ‘하우스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가 위치한 지역으로, 젠틀몬스터는 하우스 도산을 포함하여 인근 세 필지를 모두 매입하며 도산공원 지역의 평당가를 3억 5천만 원으로 갱신했습니다.
- 한남동: 2024년 6월에 한남 인근 부동산을 매입했습니다. 젠틀몬스터의 트렌디함이 입지 선정에서도 드러나며, 단순한 사무실 공간을 넘어 브랜딩과 이미지 구축에 부동산이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젠틀몬스터는 부동산을 활용한 브랜드 경험 전략으로 유통 구조와 수익 모델을 차별화했습니다. 매출 대비 약 4% 수준인 광고비(342억 원)와 비교해 볼 때, 인테리어와 집기비품에 투입된 비용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브랜드와 해외 시장 모두에서 성공적인 확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만, 반복되는 콘셉트와 긱시크 스타일 유행에 대한 소비자 피로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룩소티카의 추가 지분 인수 가능성도 열려 있는 가운데, 젠틀몬스터의 향후 전략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