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큰 그림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경영에도 세밀한 디테일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그 디테일 중 ‘원장’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원장’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제가 이야기하는 원장은 병원이나 학원의 그분들이 아닙니다. 재무제표를 구성하는 가장 세밀한 단위 자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거래 하나하나의 기록이 바로 ‘원장’이고 이 원장들을 모으고 모으면 재무제표가 됩니다. 쉽게 말해 회사의 법인카드 기록 하나하나까지 일일이 기록된 정보가 ‘원장’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분산 원장’의 기술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원장이 바로 그 원장입니다. 제가 어제 법인카드로 택시를 탔으니 하나의 원장이 이렇게 완성되었을 겁니다.

– 6/26(토) 12시 / 10,000원 / 교통비 / 법인카드(카드번호 : 1234)

2. 심플하죠? 거래의 최소 기록 단위라고 보면 됩니다.

회사 규모마다 연간 누적되는 원장의 양은 다르겠지만, 이러나저러나 회사에는 굉장히 많은 원장이 있겠구나 생각이 들 것입니다. 맞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이 많은 원장 중 유사한 성격별로 분류한 것을 ‘계정별 원장’이라고 합니다. 즉, 위와 같이 교통비 성격의 원장을 모아둔 것을 교통비 계정별 원장이라고 합니다. 아주 쉽죠. 이렇게 계정별 원장을 보고, 그 세부 내역을 검토하는 업무가 기업 경영에 중요할까요?

3. 네, 당연히 중요합니다.

회사의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낭비되고 있는 포인트는 없는지 알고 사업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물론 큰 기업의 경영진이 원장을 보고 있을 리 만무합니다. 저 역시 이러한 업무를 반드시 경영진이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너무 뻔해 보이는 이 업무를 안 하는 기업이 많을까요?

4. 네, 아주 많습니다.

어찌 보면 경영진이 원장 내용을 깊숙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조금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회사의 자금이 대략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지출되고 있는지 꽤 상세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꽤 높은 가능성으로 ‘우리 회사가 이런 돈도 지출된다고? 여기에 이렇게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이게 정말 최선이라고?’라는 의구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 건전한 의구심이 경영의 디테일을 살릴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5. 최근 만난 지인 대표가 회사 경영 후 처음으로 원장을 보고 꽤 많은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동안 투자 받은 자금이 넉넉하여 별생각 없이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키는 데에만 집중했는데 이제는 자원 사용의 효율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다양한 방면으로 비용구조를 개선하자, 매출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비용은 절반 이상 save 하여 bep 구조를 개선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6. ‘에효, 좀생이같이 뭘 그런 걸 보고 있냐’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좀생이가 될 자신이 없으면 다른 구성원에게 그 일을 분담시키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이런 거 전혀 신경 안 쓰고 잘 되는 천재 경영자들도 있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이런 천재 경영자들은 전체 경영자의 5%도 되지 않습니다.

내가 천재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좀생이가 되는 것도 필요할 것이고, 그것도 싫다면 좀생이 역할을 대신해 주는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원장’경영이 필요할 때를 깨닫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경영에 적용하는 것도 분명 중요한 능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