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영자 관점에서 회계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1. 궁금해. 다 궁금해
작든 크든 사업체를 경영하는 대표들은 궁금한 게 무척 많습니다.
‘이 가격 정도면 적당한 건가’
‘인건비 수준이 이 정도면 적당한가’
‘성과급은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 거지’
‘경쟁사 대비 원가 경쟁력이 있는 건가’
‘마케팅 비용 활용한 게 얼마나 효과가 있었던 건가’
‘직원들의 업무 분배는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건가’
‘매출이 어느 정도 증가해야 손익분기 이상은 유지할 수 있는 거지’
‘최근에 들어온 아웃소싱 제안은 수락해야 하는 건가’
‘매출은 늘고 있는데 재고 수준은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 거지’
‘왜 매출은 늘어나는데 회사 현금은 줄고 있는 거지’
‘신규 시장에 진출하려면 얼마나 투자해야 하는 거지’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하고 판매하는 전체 프로세스에 얼마의 예산이 필요하지’
‘올해 성장률 고려해서 적절한 내년 목표 매출은 얼마나 돼야 하지’
쓰다 보면 끝이 없을 것입니다. 대표는 궁금한 게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질적으로 우수한 보조 정보들이 필요한데, 이 모든 정보들이 궁금한 것은 당연합니다.
과연 회계가 이 궁금증들을 풀어줄 수 있을까요?
2. 원가관리회계라는 게 있기는 한데…
위의 질문들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회계에 존재하긴 합니다. 위 내용들은 대부분 “원가관리회계”의 영역인데요, 이를 실제로 실무에서 적용하는 것이 쉬울까요?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쉽지 않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회계사가 여러 명인 회계법인 마일스톤의 원가관리회계도 아직 체계가 없습니다.
이유는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1) 경영을 하면 저것 말고도 신경 쓸게 너무 많습니다. 바빠요.
2) 원가관리회계를 세팅하려면 소위 “프로젝트성”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데 어느 타이밍에 어떻게 프로젝트를 진행할지 막연합니다.
3. 현실적인 대응 방안
그래서 대기업 몇몇 회사를 제외하고는 “원가관리회계”를 제대로 세팅하지 못하는 현실이 당연히 이해됩니다. 대기업들이 그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자원과 에너지를 쏟았을지 감히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넋 놓고 바쁘다 하면서 계속 방치하면 되는 걸까요?
현실적인 대응 방안 프로세스를 제안 드립니다.
1) 우선 아무리 바빠도 가장 중요한 핵심 개념 몇 가지는 정리해야 합니다.
적어도 우리 회사 손익분기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지, 가격 대비 원가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현금흐름 예산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지 등
가장 중요한 두세 가지 개념은 시간을 들여서라도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고정비를 계산하고, 원가 명세서를 잘 관리하고, 현금흐름 추세를 잘 관리하는 것이 아마도 핵심일 것입니다.
2) 그리고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는 원가관리회계보다 더 중요한 다른 것에 집중합니다.
기획, 개발, 마케팅, 브랜딩, 생산, 유통 등등 경영에는 원가관리회계 말고도 중요한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러므로 아주 중요한 몇 가지만 파악되었다면 그냥 열심히 회사 성장의 본질에 집중하면 됩니다.
3) 회사가 “조직”수준이 되는 시점이 중요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며 구성원이 증가하면 자연스레 “조직”이 되곤 합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유치 후 여러 구성원이 합류하며 조직이 되고, 스타트업이 아닌 경우에는 매출 증가에 따라 자연스레 조직이 꾸려지게 됩니다. 조직이 꾸려지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매출 증가 자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건 아니지만 보통 30명 내외 구성원이 합류하는 시점이 개인기업을 넘어 조직화되는 기준점인듯합니다. 물론 산업의 특성에 따라 다를 것이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경영자 스스로 인지할 것입니다. ‘아 우리 회사는 이제 조직이 되었구나’
4) 이 타이밍이 원가관리회계를 초기 수준으로 도입할 타이밍입니다.
제법 회사다워진 사업체는 원가관리회계를 세팅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확보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달라집니다. 원가관리회계를 도입하지 않는다고 회사가 망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심플합니다. 대표가 궁금한 것을 추정할 수 있는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입니다.
4. 원가관리회계의 핵심 3요소
이 정도는 파악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1) 고정비 파악 및 예상
회사의 고정비를 반드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또한, 고정비의 어떤 지출이 가장 큰 포션을 차지하고 있는지 이를 개선할 여지는 없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고정비가 1년간 동일한 회사도 있겠지만, 만약 고정비 자체가 조금씩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 이에 대한 스케줄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즉, “2021년 1월 고정비는 1천만 원이지만, 인력 채용 계획을 고려할 경우 6월의 고정비는 2천만 원 정도 될 것이고, 12월의 고정비는 3천만 원 정도 되겠구나.” 정도의 스케줄 정리가 필요합니다.
2) 원가명세
우리 회사의 주력 제품/서비스의 원가명세서를 작성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원가 명세서 구성은 주로 아래 3가지로 구성됩니다.
a. 매입비용 / 재료비 : 실제 원재료를 매입하거나 상품을 매입하는 경우 그 원가를 의미합니다.
b. 인건비 : 매입 후 제품이나 상품을 판매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데 필요한 인건비를 의미합니다. 완성 이후 지출되는 마케팅 인건비 등은 제외됩니다.(판매관리비)
c. 간접비 : 전기료, 수도비, 포장비, 운송비 등 생산 후 소요되는 필수 부가비용을 의미합니다.
회계적으로 매우 복잡한 개념이지만(제조간접비, 비제조간접비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됨) 이런 어려운 개념 아니더라도, “실제 판매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비용들” 모두 간접비라고 간주하는 것이 좋습니다.(판매까지 회피 불가능한 비용들)
예를 들어 마케팅 활동은 판매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포장, 운송비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에 개념 차이가 발생하고 이를 적절히 관리합니다. 위와 같은 원가 명세서는 가능하면 “개당/서비스당” 수준으로 개별 관리하면 좋겠지만 이런 계산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 경우 전체를 세트메뉴처럼 묶어서 정리해도 됩니다. 예를 들어 상품을 매입하는 최소 단위가 100개라면 A라는 상품의 100개 당 원가명세서를 합산 개념으로 작성해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3) 손익분기점 산출
위 두 가지를 적절히 활용해 대략적인 수준이라도 손익분기를 측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고정비가 1,000만 원인데 우리 제품 한 개당 원가명세가 2만 원이라면(판매 가격은 10만 원이라고 가정) 한 개 팔 때 8만 원 정도 남으니깐 125개 정도는 팔아야 하는구나.’
또는 ‘현재 고정비가 1,000만 원 수준인데 우리 서비스 한 개당 매출이 50만 원 수준이므로 최소한 20번의 서비스는 제공해야 하는구나(서비스는 기타 변동비 없는 경우 많음)’ 정도의 느낌은 가지고 경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