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결산은 잘 마무리하셨나요? 혹시, 할 일이 많아서, 다른 중요한 일들이 많아서, 회계/세무에 신경을 못 쓰셨나요?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대다수의 스타트업에서 나타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회계팀을 꾸릴 인력과 자본도 넉넉하지 않고,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에는 상당한 수준의 회계/세무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세무/회계 전문가(이하 ‘세무대리인’)에게 아웃소싱하게 되는데, 세무대리인을 믿고 전적으로 맡기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관심과 관리는 필요합니다.

오늘은 재무제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바쁜 스타트업을 위해 핵심만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장부, 재무제표, 기장, 세무대리인

장부란 말은 좀 없어 보입니다. 지금부터는 재무제표(financial statement)라는 용어를 쓰겠습니다. 재무제표란, 사업체의 재무 현황을 보고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얼마를 벌어서 얼마를 썼고, 얼마가 어떤 항목(예금, 매출채권 등)으로 남았고, 얼마를 어디에 줘야 하는지(거래처, 은행 등) 등을 보여주는 문서라고 보면 됩니다. 이러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행위를 흔히들 ‘기장’이라고 하며,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면 세무대리인을 통해 아웃소싱하게 됩니다.

재무제표 관리의 핵심

우리 사업체의 재무제표를 요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의 요구 때문에 재무제표를 만드는 ‘기장’을 하는 것이며, 이들의 요구 사항을 잘 파악하는 것이 재무제표 관리의 핵심입니다. 오늘은 재무제표 관리에 관한 어떤 세부적인 행동지침이나 요령 등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무제표 작성은 믿음직한 세무대리인에게 맡기되, 각 상황에 따라 세무대리인과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입니다.

세금

사업자등록을 한순간부터 예외 없이 재무제표는 작성되어야 합니다. 법에서 요구하는 각종 세금신고를 위해서는 재무제표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세금 측면에서의 재무제표 관리 핵심은 ‘예상 납부세액’입니다. 부가세 신고 기간마다 세무대리인을 통해 예상세액을 파악하고, 자금을 확보해야 합니다. 법인세는 그 중요도가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당 기간 동안 적자를 기록하는 스타트업이 대다수이겠지만, 초반부터 영업이익이 발생하여 법인세를 납부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결산일인 12월 31일이 지나기 전에 반드시 우리 사업체의 예상 손익과 납부세액을 보고받아야 합니다. 예상 손익과 납부세액을 파악하여 남은 기간 동안 의미 있는 절세 전략을 수립하고, 납부할 자금도 확보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금 부분에서의 핵심은, 우리 사업체의 손익과 납부세액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세무대리인과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잘하는 것입니다.

주주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유치가 빈번히 발생합니다. 투자유치를 하게 되었다는 것은 우리 회사에 새로운 주주가 합류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주주는 우리 회사의 경영 성과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바로 재무제표입니다. 따라서 주주(특히나 법인 형태의 주주)들은 재무제표를 주기적으로(분기, 반기) 요구합니다.

주주 측면에서의 핵심은, 재무제표의 ‘결산 주기’의 설정입니다. 세금신고를 위해서 대부분의 재무제표는 보통 1년 단위로 결산이 진행되는데, 이러한 스케줄에 따르면 주주의 재무제표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세무대리인과 적절한 결산 주기를 설정하여, 재무제표를 적시에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잠재투자자

우리 사업체에 투자하고자 하는 잠재 투자자도 당연히 우리 회사의 재무제표에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 회사의 재무 상태, 경영 성과를 통해 투자 여부와 투자금액, 투자조건 등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재무제표가 올바른지에 대해 ‘실사’를 통해 검증하는 절차도 갖기도 합니다.

잠재 투자자 측면에서의 핵심은 ‘올바른’ 재무제표입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세금신고를 위해 재무제표를 작성하며, 이러한 재무제표는 ‘회계기준’에 따른 재무제표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회계기준’은 재무제표 작성의 근거라고 이해하면 되는데, 우리 회사의 이해관계자가 많아질수록 이에 부합하는 재무제표가 필요하게 됩니다. 잠재 투자자를 위해서는 ‘회계기준’에 맞는 올바른 재무제표가 준비되어야 할 것입니다.

은행

우리 회사에 돈을 빌려준 이들도 당연히 관심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은행의 경우 대출 실행 시, 만기 연장 시, 기타 상황에서 재무제표를 요구합니다. 재무제표가 대출실행 및 조건(대출금액, 이자율, 만기, 원리금 상환 방식)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합니다.

은행 측면에서의 핵심은, 적절한 ‘경영 성과’입니다. 법인세 최소화를 위해 우리 사업체의 손익(경영 성과)을 낮추려는 경우가 있는데, 손익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은행의 의사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이해관계가 엮여 있다면, 우리 사업체가 적절한 경영 성과를 내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며

당연하게도 스타트업을 이끌어가는 경영자도 재무제표가 궁금할 것입니다. 회사의 매출이 얼마인지, 어느 항목으로 비용이 많이 지출되는지 등등.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재무제표가 매우 중요하지만, 많은 경영자들이 이를 무시한 체 감에 의존해서 사업을 합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재무제표가 중요합니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