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은 영업현금흐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자금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투자유치 등을 통한 자금조달은 스타트업의 생존에 필수적이라 하겠습니다. 의미 있는 자금조달 전에는 설립 자본금 만으로 회사를 운영해 나가야 하는데, 역시나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표를 포함한 파운더들(이하 ‘대표’)이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단순히 회사의 계좌에 입금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일까요? 이러한 행위가 ‘회사’와 ‘대표’의 입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스타트업에게 유리한 방법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자금조달 방식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전체적인 이해를 위해 한번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자금조달의 원천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자기자본과 타인자본. 회계적 용어가 어렵게 느껴지는데, 자기자본은 회사의 소유주(주주)가 출자한 자본금으로, 타인자본은 회사가 타인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으로 봐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자기자본

우리 회사에 자금을 투입한 모든 이들은 각자 저마다의 기대 수익이 있습니다. 주주는 향후 기업 가치와 본인의 지분가치가 상승할 것을 기대, 추후 지분을 매각하여 차익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스타트업에게는 별로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배당을 통한 수익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모든 기대 수익은 회사가 영업이익이 발생하고 성장한다는 가정에 따른 것입니다. 회사의 성장이 없으면 주주의 기대 수익은 “0”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주주에게 자본금을 반환하지 않아도 되고 기타 금전적 보상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타인자본

우리 회사에 자금을 빌려준 이(이하 ‘채권자’)는 회사의 성장에는 크게 관심이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그저 약정된 이자와 원금만 제대로 회수할 수 있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추가로 담보를 설정하거나 지급보증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후에도 이자와 원금의 회수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우리 회사의 재무제표를 요구하고, 경영 성과 및 여러 재무비율을 분석합니다.

대표가 회사에 입금하는 돈은?

설립 시점에 입금하는 돈은 자본금으로 재무제표에 기록됩니다. 이후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대표가 회사에 입금하는 돈은 회계상 어떻게 처리될까요? 이는 타인자본, 즉 차입금으로 처리됩니다. 자기자본, 즉 자본금으로 처리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라는 법적 절차를 완료해야 하는데, 대부분 이러한 절차 없이 그냥 돈만 입금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대표가 회사에 단순히 자금을 빌려준 것이며,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거래입니다.

대표와 회사 간의 금전소비대차거래이므로, 원칙적으로 이자와 만기에 대한 약정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자를 지급받기도, 만기에 상환 받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은 무이자로 처리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세금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이와 반대로, 회사가 대표에게 돈을 ‘빌려준’ 경우에는 매우 복잡한 세금 이슈가 발생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즉, 대표가 회사에 빌려준 돈은 이자도 지급되지 않은 채 상당 기간 회사의 차입금, 부채 항목으로 남아 있게 될 것입니다.

차입금으로 두는 것이 유리한 이유

대표가 충당할 자금을 차입금으로 할지, 자본금으로 할지는 아래 항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첫째, 재무비율. 대표가 회사에 빌려준 돈은 회사의 부채 항목으로 남아 부채비율 등 재무비율에 나쁜 영향을 줍니다. 반대로 자본금(유상증자, 자기자본)으로 처리할 경우에는 재무비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둘째, 지분율. 주주가 한 명이거나, 여러 명으로 구성되어 있더라도 모두가 동일한 비율대로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으로 처리하게 된다면 지분율의 변동은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주주가 여러 명인 상황에서 특정인만 유상증자로 자금을 충당하게 되면 지분율의 변동이 발생할 것입니다.

셋째, 상환 가능성. 차입금으로 남아 있는 금액은 추후에 회수가 가능합니다. 물론 회사 여건이 개선되고 충분한 현금이 있어야 하겠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자본금으로 회사에 귀속된 금액은 회수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넷째, 번거로움. 유상증자는 번거롭습니다. 법인설립 때 경험해 보셨겠지만 유상증자는 손이 많이 갑니다. 등기업무를 비롯해, 자본금/주식/주주 관리에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 스타트업에게 이는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다섯째, 출자전환. 이미 처리된 차입금을 자본금으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대표)는 회사의 차입금을 탕감해 주는 대신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으로, 출자전환이라고 합니다. 회사는 차입금이 자본금으로, 대표는 받을 돈이 주식으로 변동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대표가 충당한 자금은 차입금으로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차입금의 규모가 회사 재무제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며, 초기 스타트업의 재무비율은 대부분 좋지 않기 때문에 대세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출자전환이라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차입금에서 자본금으로는 출자전환으로 수정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표가 충당한 자금은 일단 차입금으로 두고 관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