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관리, 실무적으로 참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다양한 품목과 수량을 실수 없이 관리하다 보니 꼼꼼하게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기본적으로 많죠. 또한 생산 발주부터 수입 통관 및 입고, 운송 및 보관 및 반품, 환불, 불량품 관리까지, 수많은 프로세스에 걸쳐져 있는 포괄적인 업무라 다양한 인력과 부서, 주체가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고객사들과 미팅을 하다 보면 주로 듣게 되는 업무상 애로사항이 ‘재고 쪽이 너무 어려워요’, ‘재고 문제가 있는데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와 같은 내용이 많습니다.
상품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는 당연히 재고관리가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빨리 이를 알아채고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늦게 발견하게 되거나 알면서도 이를 계속 방치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피해액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고는 결국 수량(Q)와 단가(P)의 곱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번 편에서는 재고 ‘수량(Q)’에 문제가 생기면 발생하는 회계상 비용과,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회사에서 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다뤄 보겠습니다.
1. 재고 수량에 문제가 생기면 어떠한 비용이 발생하나요?
수량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은 회사에서 파악하고 있는 수량이 현실과 맞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즉 ERP 상에서 관리되는 기말에 있어야 할 재고 숫자와, 실제 창고에 있는 숫자가 다른 경우 그 차이를 회계에서는 ‘재고자산 감모손실’이라는 비용으로 부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매입단가가 100원인 상품이 있는데, 연초에 수량이 30개가 있었고 기중에 70개를 매입했는데 총 판매량은 80개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연말에 있어야 하는 수량은 20개(=30개+70개-80개)이고, ERP나 내부 재고관리 자료에서도 그렇게 표시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창고에 가서 세어 보니 17개밖에 없었다고 하면, 부족분 3개에다가 단가 100원을 곱한 300원이 회계상 재고자산 감모손실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2. 감모손실은 왜 발생하나요?
일반적으로는 도난이나 분실, 누손, 파손 등의 비경상적인 사유(흔히 회사에 별로 좋지 않은 사건)로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감모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업종도 있긴 합니다.
예를 들면 정육점. 도축된 큰 고기를 판매하기 좋은 작은 사이즈로 가공하면서, 각종 지방이나 불순물 등을 제거하며 중량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또는 향수 같은 화학품 제조 회사도 제조 과정에서 원료가 공기 중으로 일부 증발하면서 최초 보유분 대비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케이스는 매우 예외적이고, 대부분의 업종에서는 감모 발생이 그리 좋은 시그널이 아니라고 보면 됩니다.
위 케이스는 재고의 물리적 관리 실패로 일어나는 예이지만, 매입이나 매출 수량을 틀리게 기록하거나 누락하는 등 회사 내부 프로세스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리적 관리 실패는 단발성일수도 있지만, 이러한 시스템적 문제는 지속적으로 재고 관리의 문제점을 야기하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감모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앞서 말했듯이 문제 발생 사실을 최대한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량의 경우 재고 수량을 실제로 세어 보는 ‘실사’가 사실상 단순하지만 유일한 방법입니다.
월별/분기별/반기 등 회사 실무 상황에 맞도록 재고 실사를 수행하고, 단순히 담당자 한두 명이 아닌 여러 부서 복수의 인원이 참관하여 혹시 모를 실수나 오류, 그리고 오류가 발견되었음에도 무시하고 지나갈 가능성까지 배제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고량이 많지 않아 크게 부담이 없을 경우에는 전수 실사하는 것이 좋으나, 만약 재고가 많은 회사라면 샘플을 뽑아서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단순히 실사를 수행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결과를 대표이사 등 상위 책임자 보고체계를 확립하여 책임소재 명확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감모 발견 시 원인 파악 및 방지책을 수립하고, 유관 부서/3PL 등 외부 주체 간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여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행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