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운영하거나 자산을 거래할 때, 세무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특수관계인’입니다. 많은 분들이 “가족끼리 거래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냐”라고 생각하시지만, 세법이 바라보는 특수관계의 그물망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촘촘합니다.

단순한 친족을 넘어 지분 구조와 경영 지배력까지 얽혀있는 세법상 특수관계, 왜 그토록 중요하며 실무에서는 어떤 함정이 숨어있는지 실제와 유사한 사례를 통해 파헤쳐 보겠습니다.

1. 특수관계 여부, 왜 그렇게 중요할까?

세법상 특수관계 여부는 거래의 과세 방식과 세액 계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 특수관계가 인정되는 당사자 간의 거래라면, 세법은 실제 거래금액이 아닌 ‘시가(시장가격)’를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게 됩니다.
  • 만약 시가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금액으로 거래했다면, 그 차액을 누군가에게 이익을 준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 반대로 특수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깐깐한 거래가액 조정이나 증여세 부과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거래 당사자가 특수관계에 해당하는지 판정하는 것은 거래의 세무 리스크를 관리하는 첫 단추라 할 수 있습니다.

2. 세법마다 다른 특수관계의 잣대: “여기선 남인데, 저기선 특수관계?”

실무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고는 ‘적용되는 세법에 따라 특수관계인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놓칠 때 발생합니다. 세법마다 특수관계인의 범위는 대체로 유사하지만, 법령과 목적에 따라 세부적인 정의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스타트업 업계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지분 거래 사례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사례] 투자사 A법인과 스타트업 B사의 임직원 간의 주식 거래

  • 상황: A법인은 스타트업 B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여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주요 투자사입니다. 어느 날 B사의 임원이 개인적인 사정 혹은 지분 확보를 위해 A법인으로부터 B사의 주식을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 질문: A법인과 B사의 임직원은 세법상 특수관계인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어떤 세금을 계산하느냐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판단 (특수관계 O): 상증세법에 따르면 A법인이 B사에 30% 이상을 출자하여 지배하고 있으므로, B사의 임직원은 ‘출자에 의하여 지배하고 있는 법인의 사용인(직원)’ 자격으로 A법인과 특수관계인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이에 따라 증여세 이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상 판단 (특수관계 X): 반면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국세기본법 준용)상 특수관계인 범위에는 ‘출자 지배 법인의 사용인’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해당 거래는 법인세 및 소득세 측면에서는 특수관계가 없는 자 간의 거래로 판단됩니다.

3. 놓치기 쉬운 숨은 함정: “우리 계열사 임원도 남이 아니다?”

법인 간 거래나 임원과의 거래에서 실무자들이 정말 자주 놓치는 규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른 특수관계 적용입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2조에 따르면, 해당 법인이 공정거래법에 따른 ‘기업집단’에 속하는 법인인 경우, 그 기업집단에 소속된 다른 계열회사 및 그 계열회사의 임원은 세법상 특수관계인으로 묶이게 됩니다.

지분 구조상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희미해 보여서 무심코 “우리는 다른 회사 소속이니까 남이다”라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주사나 모회사가 같아서 동일한 기업집단으로 묶여 있다면, 평소 교류가 전혀 없는 다른 계열사의 임원과 거래를 할 때도 특수관계인 잣대가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4. 성공적인 거래를 위한 체크리스트

위의 사례들처럼 하나의 거래를 두고도 양도소득세나 법인세를 따질 때와 증여세를 따질 때의 잣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며, 기업집단 소속 여부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특수관계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은 단순히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복잡한 다단계 지분 구조와 경영 지배력,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여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잘못된 자체 판단으로 인해 세금 신고를 누락하거나 과소 신고할 경우, 추후 과세당국의 세무조사와 무거운 가산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 양수도나 중요한 자산 거래, 혹은 기업 구조 변경을 계획하고 있는 단계라면, 거래 당사자가 섣불리 판단하지 마시고 반드시 계약서 작성 전부터 세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정확한 특수관계 판정과 세부 검토를 진행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