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나 네이버에 “M&A를 해야 하는 이유”를 검색해 보면 몇 가지 답변들이 등장합니다. 시장 점유율 확대, 밸류체인 통합, 신규 사업 진출, 인재 및 R&D 역량 확보, 구조조정 등 모두 M&A의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M&A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 한 가지 밖에 없고, 우리는 이것이 무엇인지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M&A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가치 상승’입니다.
모든 기업과 경영자는 기업가치를 올려야 하는 책임과 동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경영전략 중에서도 이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M&A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M&A의 이유가 기업가치 상승이라면, 성공적인 M&A를 위해 가장 중요한 영역은 “기업가치에 대한 이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가치가 어떻게 결정되고, 어떻게 상승하는지를 먼저 이해할 수 있어야 성공적인 M&A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가치평가를 업계에서는 밸류에이션이라 부릅니다.
밸류에이션은 누가 가장 많이 할까요? 아마도 IB, 사모펀드, 증권사 등 투자업계일 것입니다. 모든 투자의 기본이 “좋은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을 판단하기 위한 밸류에이션을 많이 합니다.
또한 회계법인 업계도 밸류에이션을 많이 합니다. 투자업계가 투자를 위한 밸류에이션을 한다면 회계법인은 투자보다는 재무제표 및 거래의 신뢰성을 지원하기 위한 밸류에이션이 많습니다. 특정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주식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기도 하고, 비상장 주식을 거래하기 전에 적절한 거래금액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회계법인이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밸류에이션 방법론과 의미를 가장 잘 이해해야 하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회사의 경영진입니다. 경영진은 주주, 채권자와 계약을 통해 한 기업의 기업가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어떻게 측정되는지, 어떤 요소가 중요한 것인지 반드시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밸류에이션의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경영진들이 투자업계 전문가나 회계사들처럼 밸류에이션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키워드를 잘 알아두고 이를 관리하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만약 누군가 저에게 밸류에이션을 두 단어로 요약해 달라고 한다면(한 단어를 선택할 수가 없었음) 저는 고민 없이 “현금흐름”과 “금리”라고 답할 것입니다.
1. 결국, 현금흐름이다.
밸류에이션의 바이블로 불리는 맥킨지의 Valuation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맥킨지 내부 컨설턴트를 위한 가이드북으로 시작했지만 수십 년 동안 업계의 바이블 중 하나로 평가된 책입니다. 이 책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현금흐름입니다.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다양한 공식들이 있지만, 결국 핵심은 현금흐름 창출 능력으로 귀결된다는 의미입니다. 밸류에이션 방법론 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두 가지 기법은 DCF(현금흐름할인법)와 EV/EBITDA 멀티플인데 두 개념 모두 핵심 변수는 현금흐름입니다. DCF는 미래 기업이 창출할 수 있는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합계가 기업의 가치가 된다는 개념이고,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기업의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파악하는 대표 지표 중 하나인데 기업가치는 결국 EBITDA의 배수로 결정된다는 개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진은 반드시 기업의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제대로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많은 스타트업의 성장 모델이 초기 현금흐름 마이너스를 감수하고서라도 시장을 점유한다는 데 있는데, 결국 시장 점유 이후에는 현금흐름을 어떻게 얼마나 창출할 수 있을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2. 금리가 내포하는 의미
경제라는 큰 범주에서 가장 강력한 변수가 바로 이 금리입니다. 금리는 시장에 유통되는 통화량을 결정하는 변수기도 하고, 리스크 개념을 정확하게 내포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또한 금리는 주주의 기대수익률과도 연결되어 있고, 때로는 돈의 가격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금리 개념 하나로 다양한 경제와 투자 현상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금리 개념은 밸류에이션에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최근과 같이 금리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기업의 밸류에이션도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상장사들의 주가도 많이 흔들리고 있고, 비상장 투자업계까지 밸류에이션 하락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금리가 오를수록 기업가치는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금리가 경영자의 의지로 올리고 내리고 할 문제는 아니지만 금리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그 속에서 어떻게 리스크를 방어하거나, 레버리지 삼을지 고민할 수 있어야 합니다.
M&A의 유일한 이유인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핵심 변수인 현금흐름과 금리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곧 M&A를 통해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인수 이후 기업의 현금흐름과 리스크가 어떻게 변동할지 예측한 것이 핵심 기준이 된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다소 추상적이지만 생각해 볼 지점이 많은 영역인 만큼 경영진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