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구조의 사업 모델을 구상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사업 파트너와의 동업 형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가 우리 회사가 가지지 못한 포인트나,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핵심 역량(자금력, 기술력, 특허 보유 등)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업의 형태는 각자 반반씩 투자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또는 50.1:49.9, 51:49, 60:40 비율 등 상대 파트너와의 협의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회사가 투자한 사업에서 돈이 잘 벌리는데, 당연히 은행, 공공기관, 투자사 등 외부에 제출하는 우리 회사 재무제표에도 실적이 매출로 잘 반영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재무제표 작성 원칙이 되는 ‘회계기준’에서도 이렇게 규정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래에서는 공동사업과 관련해서 지분율의 형태나 기타 약정 존재 여부 등 케이스별 분석을 통해, 동업사업의 손익을 인식할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적용하고 있는 일반기업회계기준을 가정하여 분석)

중요 의사결정에 동업자의 ‘전체 동의’가 필요한 CASE


만약 지분율이 50:50이고, 지분율대로 의사결정에 대한 권한이 있다면 이 경우에 해당할 것입니다. 두 쪽 다 과반을 넘지 않기 때문에 한쪽이 거부한다면 한쪽의 의사를 강행할 수 없는 케이스죠. 또는 지분율이 꼭 반반이 아니라도, 투자자 간 협약으로 정해서 사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참여자 모두의 동의 하에 진행한다는 내용이 있는 경우도 이 케이스에 해당됩니다.

법인, 조합 등 별개의 조직으로 관리되는 경우
예를 들면 주식회사, 유한회사 등 신규 법인을 공동으로 출자하여 설립하거나, 각종 조합을 설립하고 출자하여 운영하는 케이스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 경우에는 투자한 회사와는 별개의 조직이므로, 매출이나 원가 등 손익을 우리 회사 재무제표에 직접 인식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에, 지분법이라는 회계처리 방식을 통해 동업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매출액이 아닌 ‘영업외손익’으로 인식합니다.

별개의 조직 없이 직접 자산을 보유하는 경우
예를 들면 둘 이상의 기업이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을 공동명의로 취득하여, 지분율에 따라 임대료나 비용을 부담하는 케이스입니다. 이 경우에는 자산이나 부채가 이미 투자자의 재무제표에 직접 인식될 수 밖에 없으므로, 매출이나 원가 등 손익도 해당 지분만큼 투자자의 재무제표에 직접 인식이 가능합니다.

별개의 조직 없이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예를 들면 기계나 소프트웨어 등 특정 산출물을 제작이나 프로젝트에서, 둘 이상의 기업이 각자 맡을 공정을 배분하여 나누어서 수행하고 수익이나 비용을 나누는 약정의 사업이 여기에 속할 것입니다. 이 경우 역시 자산이나 부채가 이미 투자자의 재무제표에 인식될 수 밖에 없으므로, 매출이나 원가 등 손익도 해당 지분만큼 투자자의 재무제표에 인식이 가능합니다.

실질 우선의 원칙 적용
다만 회계기준은 언제나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투자자 간 약정 내용으로는 별개의 조직에 출자하여 설립하는 것과 다름없지만((1)에 해당), 단순히 법상 법인이나 조직을 설립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2)나 (3)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매출이나 비용 등 손익을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약정의 내용이나 실질적인 사업의 운영 방식일 것이며, 회계처리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제반 사실 관계에 대한 회계적 분석 및 판단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수 있습니다.

중요 의사결정에 사업 참여자 한 쪽의 결정 권한이 존재하는 CASE


만약 지분율이 51:49이고 지분율대로 의사결정의 권한이 있다면 이 경우에 해당할 것이며, 별도의 약정으로 과반이 넘지 않아도 재무나 영업정책 등을 결정하거나 이사회 등 의사결정기구의 과반을 임명/해임할 수 있는 수 있는 케이스도 여기에 해당할 것입니다. 회계적으로는 이러한 권한을 ‘지배력’이 있다고 표현합니다.

‘지배력’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해당 기업은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하며, 연결재무제표에서는 지배력이 미치는 모든 회사를 하나의 회사로 간주하여 재무제표를 작성하므로 해당 사업에서의 매출이나 원가 등 손익도 연결 손익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개별재무제표에서는 전술한 지분법을 통해 회계처리 하므로, 동업사업체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직접 인식할 수는 없습니다.

‘지배력’이 아닌 ‘유의적 영향력’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주요 의사결정의 권한은 없지만 지분율 20%가 넘는다면 기본적으로는 회계적 언어로 ‘유의적 영향력’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회계기준은 단순히 지분율만으로 이를 정하지는 않고, 실질적인 약정상 내용을 추가적으로 따지긴 하지만 말이죠. 이 경우 역시 앞에서 나온 지분법을 사용하여 회계처리하여야 합니다. 지배력이 없으므로 연결재무제표 작성 의무는 없습니다. 결국 이 역시 동업사업체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직접 인식할 수는 없습니다.

결론


살펴본 대로 케이스별로 정말 다양한 형태가 존재합니다. 여기에 회계기준에서는 ‘실질 우선의 원칙’이라는 약간은 애매모호한 단어를 사용하고 있고요. 따라서 사업파트너와 동업을 논의하고 약정서에 서명하기 전에, 이에 대한 회계적인 검토 역시 어느 정도라도 수행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