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역량 중 회계/세무는 우선순위가 높지 않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에게 더욱 그러하죠. 그런데 완전히 신경 쓰지 않다가 결정적인 순간 뒤통수를 칠 수 있는 요소가 바로 회계/세무입니다. 때문에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기획, 개발, 생산, 마케팅, 고객 관리 등 기업의 최우선 요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는 회계/세무이기에 기업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단계’를 잘 지켜야 합니다.
오늘은 기업의 단계별 회계/세무 관리 요령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무조건, 언제나 최선의 관리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적당히 단계에 맞게만 관리하면 됩니다. 아래 가이드가 하나의 정답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분들이 각 상황에 맞게 방향을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창업 초기 단계(직원 5명 이하, 엔젤투자 단계)
회계/세무가 중요하지 않은 시기입니다. 기본적으로 나라에서 시키는 것만 잘 하면 되며, 이것도 어렵게 직접 하는 대신 외부 대행 업체를 활용하면 됩니다. 보통 ‘기장’ 또는 ‘회계 기장’ 업무로 불리고 월 수수료가 10~20만 원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적절한 대행 업체를 선정해서 믿고 맡기면 됩니다.
2. 1차 성장 단계(직원 20명 이하, 프리 A, 시리즈 A 직전 단계)
외부 대행 업체만 믿고 의지하는 단계를 조금씩 벗어나야 합니다. 오가는 자금이 꽤 커지고, 서비스가 구체화 되면서 거래 구조도 복잡해 지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내부 회계/세무 담당자를 지정(전담까지 아니더라도) 하여 외부 대행업체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야 합니다.
외부에서는 다양하고 복잡한 거래 관계를 100%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부 담당자가 이를 더블 체크하면서 회계/세무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창업 초기 단계와 1차 성장 단계는 외부 대행 업체의 도움을 받을수 밖에 없는데 이 경우에도 ‘주식’과 관련된 키워드는 경영진이 직접 관리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주식, 지분율, 스톡옵션’ 등의 이슈는 지금은 미약한 이슈지만 몇 년 후 아주 큰 이슈로 돌변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3. 2차 성장 단계(직원 50명 이하, 시리즈 A 혹은 B 직전 단계)
이 단계부터는 전담 회계/세무 직원 혹은 팀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회계/세무 처리 외에도 신경 써야 할 요소들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거래의 단순 기록을 벗어나 관리회계, 재무제표의 신뢰성, 기업가치, 내부회계 시스템, 절세 방안 등을 큰 그림에서 관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외부 업체는 자문사 정도로 관계를 형성해 두고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이슈에 대한 지원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IPO를 준비하는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회계 시스템을 정비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IPO는 기업을 공개하여 주식 거래가 빈번해 지는 것을 의미하고 재무정보 신뢰성이 아주 중요해지기 때문에 상장을 고려하는 회사들은 이 시기부터 회계 시스템을 고도화 시킬 준비를 해야 합니다.
4. 3차 성장 단계(직원 100명 이하, 시리즈 B 이상 ~ M&A, IPO 준비 단계)
이 단계부터는 회계/세무 중요성이 많이 증가합니다. 경영진의 의사결정 관점에서도 유의미한 정보들이 산출되어야 하고, M&A든 IPO든 큰 딜을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회계정보가 투명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CFO를 채용하여 기업의 재무관리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CFO 채용을 통해 전문가에게 기업 재무 전반을 총괄하도록 만들어야 기업의 성장 방향에 따라 선제적인 대응과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유능하면서 조직에 적합한 CFO를 구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단계까지 도달한 회사라면 충분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