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권혁운 회장의 경영원칙과 IS동서의 M&A 전략
건설업은 산업의 성장기와 쇠퇴기가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입니다. IS동서의 창업주 권혁운 회장은 과거 건설사에서 부사장으로 일할 때 회사의 부도와 연대보증으로 인한 압류라는 어려움을 경험했습니다. 권 회장은 건설업만 해서는 기업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깨닫고, 건설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이 원칙을 바탕으로 IS동서는 비건설 부문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M&A를 활용했습니다.
일신건설산업은 건자재 기업인 동서산업을 흡수합병하고, 일신의 영문 첫 글자 “IS”와 “동서”를 합쳐 지금의 IS동서로 사명을 정했습니다. 이어 비데회사 삼홍테크, 건설장비 렌탈기업 한국렌탈, 콘크리트와 레미콘 제조기업인 영풍파일과 중앙레미콘을 인수하며 건자재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건설업과 시너지를 이끌어낼 공간 콘텐츠를 찾기 위해 유아 트램펄린 놀이시설 운영 기업 바운스, 독서실 운영 기업 아토스터디도 인수했습니다.
권 회장의 아들인 권민석 대표의 경영권 승계 이후, IS동서의 M&A 전략은 환경 부문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폐기물 업체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적극적인 인수를 통해 환경사업을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최근에는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요. 환경 부문은 진입장벽이 높고, 수익구조가 안정적이며 비교적 경기 변동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건설 부문의 사업 변동성을 보완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IS동서의 폐기물 사업 M&A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활용했습니다. 볼트온은 한 기업을 인수한 후에 다른 연관 기업을 추가로 인수해 시너지와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는 전략입니다. IS동서는 국내 1위 건설폐기물 처리 업체 인선이엔티 인수를 시작으로, 코엔텍과 새한환경, 코오롱환경에너지, 영흥산업환경, 파주비앤알 등 다른 폐기물 처리 기업을 추가로 인수했습니다. 이를 통해 폐기물의 수집 → 운반 → 중간처리 → 소각/매립, 그리고 소각 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한 스팀에너지의 생산,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한 순환골재 생산 등을 아우르는 폐기물 처리 밸류체인을 구축했습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의 M&A의 목표는 원재료(폐배터리) 확보 → 전처리 → 후처리 공정을 포함한 밸류체인을 신속하게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 폐자동차 해체 재활용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인선모터스를 인수하여 폐배터리를 확보하였으며, 전처리는 자회사인 아이에스비엠솔루션이 담당하고, 후처리까지 확장하기 위해 타운마이닝캄파니(현 ISTMC)를 인수했습니다.
최근 IS동서는 슬로바키아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BTS테크놀로지를 인수했습니다. 이번 M&A를 통해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습니다. 만약 직접 유럽에 법인을 설립해 부지 매입, 인허가 및 착공 등을 진행했다면 통상 최소 2~3년의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입니다.
권혁운 회장은 2019년 한 매체 인터뷰에서 M&A 원칙으로 중장기적인 비전과의 부합성을 강조합니다.
“아이에스동서는 중장기적으로 지향하는 사업 방향성과 전략이 명확하게 세워져 있다. M&A를 할 때 고려 중인 사업이 이런 중장기 사업 방향과 전략에 맞는지를 반드시 확인한다. 싸고 괜찮은 기업이라고 무조건 인수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IS동서의 딜 사례를 살펴볼 때 성공적인 딜의 핵심은 명확한 경영 원칙과 비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찾아내는 선구안, 그리고 M&A를 통해 그 비전을 신속히 구현해 내는 순발력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