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그룹 이용한 회장의 M&A 행보
원익그룹은 거대 장비그룹으로 반도체 장비, 2차전지 장비, 특수가스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국내외 총 89개의 계열사를 운영합니다. 성장성을 가진 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하여 주요 계열사로 키워내는 과정을 통해 지금의 원익그룹을 일구었습니다.
원익그룹은 1981년 원익통상이라는 무역회사로 시작했지만, 1983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자 이용한 회장은 사업 방향을 바꿨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수적인 소재인 쿼츠웨어(고순도 석영)를 전량 수입에 의존했는데, 이를 보고 이용한 회장은 한국큐엠이를 인수해 쿼츠웨어를 국산화했고 삼성전자 납품에 성공했습니다. 고객사의 필요를 포착해 즉각 사업화하는 이 회장의 능력이 발휘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용한 회장은 IPS를 인수해 반도체 전공정 장비 시장에 진출했고, 경쟁업체였던 아토를 인수 후 IPS와 합병해 원익IPS를 출범시켰습니다. 인수 당시 IPS(구 청송시스템)는 계속된 적자로 자본잠식에 빠진 중소기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용한 회장은 유망한 기술력을 보고 자금을 투입해 인수를 결정했고, 이 결단은 반도체 장비그룹으로 성장하는 초석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후너스(현 원익큐브), 나노윈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을 잇따라 인수하여 그룹을 키웠습니다. 테라세미콘을 인수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열처리 장비사업에도 진출했습니다.
2020년에는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을 보고 적극적인 M&A를 통해 단기간에 사업을 키웠습니다. 피앤이솔루션(현 원익피앤이)을 인수해 2차전지 후공정 단계의 사업을 영위하고, 다음 해 엔에스와 테크랜드를 인수해 조립과 물류라인 공정까지 확장했습니다.
주력 사업분야 외에서도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원익홀딩스는 ‘굿닥’, ‘바비톡’을 운영하는 디지털 헬스, 뷰티케어 전문기업인 케어랩스를 인수했습니다. 최근 이용한 회장의 장녀 이민경 이사가 케어랩스의 신임 대표 자리에 오르고, 의원급 의료기관 EMR 기업인 포인트닉스 인수를 추진하는 등 케어랩스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를 성장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반도체 팹리스 업체인 디투아이를 인수했습니다. 인수 당시 원익그룹은 반도체 소재, 장비 분야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이례적인 투자라는 시장의 반응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M&A를 통해 새로운 사업분야를 개척하는 이용한 회장의 결단력과 승부사 기질이 담긴 원익그룹이 앞으로 나아갈 사업 방향과 행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