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쿠팡의 상장 뉴스부터 시작된 이커머스 전쟁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가 되기도 하는 치열한 비즈니스 세상.
규모가 큰 회사의 전쟁이지만, 스타트업도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많습니다.
1. 쿠팡 상장신고서의 무서움
쿠팡의 미국 상장 뉴스는 이커머스 시장의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굉장히 큰 임팩트를 주었습니다. 특히, 쿠팡의 상장신고서에 수록된 많은 정보들은 경쟁자들을 피곤하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약 14조의 매출, 줄어드는 영업손실, 개선된 영업현금흐름 등등 재무 요소도 좋아지고 있지만 더 신경 쓰이는 건 점유율과 고객만족 수치들입니다.
특히 cohort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무섭습니다. 한번 쿠팡에서 거래한 고객의 거래액이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즉, 쿠팡에 발을 들이면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숫자로 증명한 셈입니다.
(아래 연도별 사용자 거래액 증가표 참조)
2. 잠이 안 오는 경쟁자들
기존의 경쟁자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 SSG(이마트), 롯데 그리고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까지 거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상장이 정상적으로 완료되면 쿠팡은 4~5조 원의 총알까지 장전할 것이고, 그럼 더더욱 고객만족을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경쟁사 대표라면 밤잠을 설칠 것 같습니다. 밤잠을 설치며 무슨 고민을 할까요?
‘혼자서 역부족이라면, 연합군?’
3. Hot해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우선 이베이코리아(지마켓, 옥션)와 관련된 스토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이베이코리아는 이미 매각 deal 매물로 나와 있었습니다. 2020년 추정 거래액 20조, 추정 매출액 1.5조, 영업이익은 약 850억이나 벌고 있는 회사입니다. 이커머스 산업 자체가 커지고 있어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계속 증가해 왔으나(무려 16년 연속 흑자) 아무래도 점유율을 뺏기고 있었기에 M&A 매물로 나온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이 deal이 갑자기 hot 해집니다. 사모펀드 쪽에서 인수를 검토하던 수준에서 이마트와 롯데까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초 3조~4조 정도로 평가받던 이베이코리아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최종 인수가 어떻게 결론 날지 아무도 모르겠지만 이마트나 롯데나 쿠팡의 독주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입니다.
4. 네이버까지 등장
여기에 갑자기 네이버도 등장합니다. 최근 이마트와 네이버의 주식 교환을 통해 전략적 제휴관계를 만들고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대놓고 反 쿠팡 연대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습니다. 쿠팡의 상장 소식 이후 이커머스 업계가 큰 전쟁을 준비하는듯한 모습입니다.
점입가경. 들어갈수록 아주 재미가 있네요.
일단 미래는 아무도 모릅니다.
네이버와 이마트의 지분 교환 결과도 궁금하고,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도 궁금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그들의 피 튀기는 전쟁으로 소비자는 지금보다 더더 편리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