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샤넬코리아의 재무제표에서 특이한 점은 바로 재고자산평가손실입니다. 무려 취득원가의 50%가 재고자산평가충당금으로 잡혀 있으며 2020년 재고자산평가손실액만 420억입니다.

샤넬코리아를 통해 재고자산의 평가방법인 ‘저가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말 재고자산금액은 취득원가와 시가 둘 중 적은 금액입니다.

회계기준에선 이를 ‘저가법’이라고 합니다.

(1) 재고자산의 취득원가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샤넬코리아가 본사에서 샤넬 백을 3백만 원에 사 왔을 경우 취득원가는 3백만 원입니다.

(2) 재고자산의 시가는 ‘순실현가능가치’입니다. ‘순실현가능가치’는 추정 판매가액에서 추정 판매비용을 차감한 겁니다. 쉽게 말하면 샤넬코리아가 샤넬 백을 팔아서 남는 돈입니다. 예를 들어, 샤넬코리아가 본사에서 샤넬 백을 3백만 원에 사 와서 백화점으로 보내고 보관하는 추가 판매비용이 1백만 원이고 이를 소비자한테 8백에 판다고 하면 순실현가능가치는 4백만 원입니다.

2020년 말 기준 샤넬코리아 재고자산의 시가는 취득원가 대비 50% 수준입니다.

[2020년 샤넬코리아 유한회사 감사보고서 주석 4. 재고자산의 평가]에 따르면 샤넬코리아의 재고자산 취득원가는 약 2천2백억이며, 이 재고자산의 시가는 약 1천1백억입니다. 즉, 샤넬코리아의 재고자산의 순실현가능가치(=추정 판매가액-추정 판매비용)가 약 1천1백억이라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해 2천2백억에 사 왔지만 지금 팔면 1천1백억 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회계기준 상 재고자산은 저가법으로 평가하므로 샤넬코리아의 재무제표상 재고자산금액은 취득원가인 2천2백억이 아니라 시가인 1천1백억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재고자산의 시가가 취득원가보다 낮아질 수 있을까요?

‘상식적으로’ 샤넬의 기말재고자산의 시가가 취득가액의 50%밖에 안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계기준’에서 아래 4가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 시가가 원가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 제7장 재고자산 7.16
다음과 같은 사유가 발생하면 재고자산 시가가 원가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
(1) 손상을 입은 경우
(2) 보고기간말로부터 1년 또는 정상영업주기 내에 판매되지 않았거나 생산에 투입할 수 없어 장기체화된 경우
(3) 진부화하여 정상적인 판매시장이 사라지거나 기술 및 시장 여건 등의 변화에 의해서 판매가치가 하락한 경우
(4) 완성하거나 판매하는 데 필요한 원가가 상승한 경우

위 4가지 사유를 샤넬코리아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첫째, 손상을 입은 경우. 관리 소홀이나 부주의로 샤넬 백이 손상을 입는 경우는 거의 없을 거 같습니다.

둘째, 1년 이내 또는 정상영업주기 내에 판매가 어렵다. ‘샤넬런’이라고 해서 매장 오픈 전부터 대기하면서 사고 있는데 이 사유 역시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셋째, 진부화. 샤넬 백은 최소 6개월은 기다려야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진부화 역시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넷째, 판매하는데 필요한 원가가 상승. 4가지 사유 중에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나 취득원가의 50%(금액으로 보면 1천억 이상) 씩이나 될 거 같진 않습니다.

재고자산평가손실이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무상태표에서 재고자산평가손실은 재고자산에서 차감하는 형식으로 표시합니다. 일반적으로 취득원가와 구분하기 위해 재고자산평가충당금을 아래와 같이 별도로 표시합니다.

손익계산서에서 재고자산평가손실은 매출원가에 가산합니다. 샤넬코리아의 경우 2020년 매출원가가 4천6백억이며 이 금액에는 재고자산평가손실액 420억이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즉, 매출원가의 약 9%가 재고자산평가손실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