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은 스타트업이 모회사-자회사의 구조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업 부문의 구분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고객사를 상담하다 보면 의외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자회사의 매출을 모회사가 인식해도 될까요?”
오늘은 자회사의 매출을 모회사가 인식할 수 있는지, 인식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은 없는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모회사-자회사
모든 주식회사에는 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있습니다. 회사 설립부터 자본금을 투자한 Founder, 설립 이후 투자한 투자자, 기존 주식을 양수한 주주까지 여러 방식으로 주주는 생겨납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주는 꼭 개인일 필요는 없습니다. 법인도 개인과 동일하게 어느 회사의 주주가 될 수 있습니다.
어느 회사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할 때, 그 회사가 모든 자본금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회사-자회사의 구조가 생겨납니다.
2. 모회사-자회사 간의 거래
이렇게 생겨난 모회사와 자회사는 법적으로 완벽하게 별개의 실체입니다. 법인등기도, 사업자등록도, 계좌개설도, 각종 세금 신고도 각각 진행하게 됩니다(연결 납세라는 특이한 제도가 있지만, 스타트업에게는 큰 의미가 없으므로 설명을 생략합니다).
물론 모회사와 자회사 간에도 거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매출-매입 거래가 발생할 수도 있고, 자금을 대여-차입할 수도 있고, 직원들이 두 회사의 업무를 함께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러한 거래를 ‘내부거래’라고 하며, 이는 국세청이 중점으로 점검하는 항목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3. 자회사의 매출을 인식하고자 하는 유인
처음으로 돌아가서, 자회사의 매출을 모회사가 인식하고자 하는 유인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모회사의 매출 볼륨을 키우고 싶기 때문입니다. 매출 볼륨이 커지면 투자유치 등 여러 방면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4. 자회사의 매출을 인식하는 방법
이러한 상황에서 자회사의 매출을 모회사가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하나는 비즈니스는 자회사가 그대로 하되, 매출만 모회사로 인식하는 방법입니다. 세금계산서 발급, 부가가치세 신고 등만 모회사가 하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는 모회사가 자회사로 매출을 인식하는 방법입니다. 어떠한 명목으로 ‘매출’을 만들어 세금계산서를 자회사로 발급하고, 부가가치세 신고도 하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은 자회사의 비즈니스를 모회사로 모두 수정하는 방법입니다. 거래처, 매출 point, 대금 수금 등을 모두 모회사로 수정하는 것이죠(합병이라는 최후의 수단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자, 세 가지 방법에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모두 다 뭔가 이상한데…라는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첫 번째 방법은 흔히 이야기하는 ‘가공 매출’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거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증빙으로만 매출을 만들어 신고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당연히 국세청이 자세히 살펴보기 때문에, 추후 매우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도 문제가 있습니다. 모회사 자회사 간에 적절하게 발생한 매출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고, 그렇다고 해도 그 금액이 적정한지에 대해 끊임없는 Challenge가 있을 겁니다.
마지막도 문제입니다. 자회사의 비즈니스를 모회사로 옮기는 과정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은 모회사-자회사 설립 구조를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5.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것인가?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바로 ‘연결재무제표’입니다. 연결재무제표란, 모회사와 자회사를 경제적으로 하나의 실체로 보고 재무제표를 합쳐서 하나로 작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IFRS(국제회계기준)를 적용하는 상장사 등의 경우, 이러한 연결재무제표가 ‘기본’ 재무제표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IFRS가 아닌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각 회사별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이러한 연결재무제표는 작성할 의무가 없습니다.
각 회사는 법적으로 별개의 실체로 두되, 경제적으로는 하나의 실체로 봐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이 연결재무제표입니다. 연결재무제표에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자산/부채/수익/비용 등이 모두 합쳐져서 반영됩니다. 이러한 연결재무제표는 투자유치나 여러 의사결정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연결재무제표의 작성은 실무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 회사의 상황 및 목적에 따라 그 활용성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