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지분인수계약이란?

조건부지분인수계약 (이하 “SAFE”,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 이란 투자금 총액만을 우선 협의하여 투자를 진행한 후, 후속 투자가 이루어지면 그 때 결정되는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하여 주식수를 확정하는 방식의 투자 방식이다. 국내엔 2020년 도입되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투자자와 발행자

SAFE는 이를 발행하는 회사(발행자) 와 투자하는 회사(투자자) 가 존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의 회계처리는 비교적 명료할 것으로 보이나, 발행자 입장에서는 투자금이므로 자본인거 같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주식을 발행하는 것은 아니므로 부채로 보일 여지도 있어 어려움이 있다. 

K-IFRS 회계처리

K-IFRS 기준으로 SAFE 회계처리는 비교적 명확하게 결론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회계기준원의 질의회신에 따라 투자자는 ‘금융자산’, 즉 주식과 동일한 기준으로 회계처리 하게 되어 있으며, 발행자는 ‘금융부채’ 로 보아 회계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K-IFRS 는 설령 지분의 형식이라 하더라도 지분의 수량 역시 확정되어야만 자본으로 인정해주고 있어 발행자 입장에서 SAFE 가 자본으로 분류될 여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투자자와 발행자 모두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은 금융자산과 금융부채는 기본적으로 공정가치 평가 대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SAFE 역시 투자자와 발행자 모두 공정가치 평가를 원칙으로 하되, 상황과 조건 등에 따라 원가를 공정가치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 감사인과의 협의가 필요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일반기업회계기준 회계처리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는 현재 SAFE에 대한 회계처리 방법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다. 올해(2024년) 5월경 중기부에서 SAFE 회계처리 기준, 즉 자본으로 분류할지 부채로 분류할지를 판단하여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였으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부채로 보는 관점과 자본으로 보는 관점 모두 어느정도 타당성이 존재한다. 다만,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자본은 주주로부터의 납입자본을 의미하며, 납입자본은 상법 제295조 등에 따라 주식회사가 발행한 주식에 대한 납입금액을 의미하고 있다. 이에 따라 RCPS 는 K-IFRS 와 달리 자본으로 분류하고 영구채는 무조건 부채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위 사례를 보아 아직 주식을 발행하지 않은 SAFE 투자금은 부채로 보는 것이 조금 더 기준서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SAFE 의 실질이 만기가 없고 이자도 없는 점, 아직 관련된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자본으로 분류하는 것 역시 무조건 틀린 회계처리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각 회사의 상황에 따라 담당 회계사와의 논의를 거쳐 회계처리 방식을 결정하고 이후 중기부의 기준이 마련되었을 때 차이가 있다면 회계처리를 수정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