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구상하고 투자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기에도 바쁜 스타트업 입장에서 상장전까지 회계에 대해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2번의 이벤트가 있는데, 외부기장하던 회계/세무를 자체 회계팀을 꾸려 내재화할 때와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이하 “IFRS”) 로 회계기준을 전환할 때입니다.

오늘은 이 중 두번째, IFRS 전환 (혹은 컨버젼) 에 대해서 가장 많이 물어보는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이해도를 높여보고자 합니다. 

  1. IFRS 가 뭔가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이라고 하며, 영어로는 K-IFRS 혹은 간단하게 IFRS 라고 일컫는 회계기준입니다. 국가간의 상이한 회계기준을 통일하고자 국제적으로 동일한 회계기준인 IFRS 가 제정되었고 이를 한국에서 적용한 것이 K-IFRS 입니다. 국제회계기준인 IFRS의 한국어 번역에 가까우며 구체적으로는 일부 차이가 있으나 사실상 동일하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1. IFRS는 왜 쓰나요?

IFRS는 국가간의 상이한 회계기준을 통일함으로써 자본시장의 활성화를 그 목적으로 하므로 국내 모든 상장사는 반드시 IFRS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장사 혹은 상장사의 자회사들이 의무적으로 IFRS를 사용하고 있고 그 외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거나 기타 다른 목적에 따라 IFRS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경우도 일부 있습니다.

  1. 스타트업들이 처음부터 IFRS를 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IFRS는 원칙 중심의 회계기준으로서 재무제표 작성 난이도가 높고 복잡하며, 특히 수많은 평가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재무제표 작성 비용 역시 현저하게 높습니다. 반면, 재무제표 작성 기준을 바꾼다고 하여서 회사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스타트업 입장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IFRS 재무제표를 만들 실익이 없습니다.

  1. 상장 전에 반드시 IFRS로 전환해야 한다고 하던데 이유가 뭔가요?

상장을 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여러가지 단계 중에 ‘지정감사’ 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회사의 재무제표를 회사가 선택하여 계약한 회계법인이 아닌 금감원이 지정한 회계법인에서 감사를 받는 것입니다. 이 때 상장 공시 목적의 IFRS 재무제표가 ‘지정감사’의 대상 재무제표가 되므로 상장 전에 반드시 IFRS 전환이 필요합니다.

  1. 그럼 언제 전환하는 것이 좋을까요? 미리 하면 좋은가요?

일반적으로는 회사가 상장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직전, 즉 상장 진행이 확정되어 본격화되면 IFRS 전환 및 지정감사를 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IFRS 재무제표를 미리 작성하게 되면 이후 IFRS 재무제표를 유지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매년 개정되는 기준서 반영이 필수적일 뿐 아니라 많은 평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IFRS 재무제표 실적이 회사의 상장에 민감할 때 (특히 진행률을 사용하는 등 회사의 매출 구조가 굉장히 복잡할 때) 혹은 상장 진행 과정에서 외부 기관 주주와 재무실적을 토대로 상장 진행 여부 및 시기 등의 조율이 필요할 때 등 IPO 관련 의사결정에 재무실적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1. 2024년 재무제표로 지정감사를 받으려고 합니다. 2024년 재무제표만 컨버젼하면 되나요?

공시되는 재무제표는 ‘비교식’ 재무제표라고 하여 2024년 기준 재무제표라 하더라도 직전 년도인 2023년도의 재무제표가 함께 공시됩니다. 뿐만 아니라, 2023년의 손익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2022년의 자산/부채, 즉 2022년의 재무상태표도 확정되어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3개년 재무제표를 IFRS 기준으로 컨버젼해야 합니다.

  1. 전환하면 회사의 재무제표는 어떻게 바뀌나요?

일반적으로 재무제표의 정확성이 올라간다는 것은 회사의 실적이나 재무건정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회계기준은 대부분 보수적인 시각에서 회계처리를 요구하므로 자산과 수익을 잡는 것에는 조심스럽고 부채와 비용을 잡는 것에는 굉장히 엄격하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일일이 설명할 수 없을만큼 다양하고 복잡하므로 회사의 컨버젼을 담당할 회계법인과 계약 후 해당 회계법인으로부터 안내를 받는 것이 보다 좋습니다. 회사의 매출부터 법인세까지, 거의 모든 숫자들이 바뀔 수 있는데 특히, 기존 재무제표와 비교하여 자산이 감소하고 부채와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1. IFRS 컨버젼을 하면 평가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데 어떤 평가가 필요한가요?

IFRS에서는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운 많은 자산과 부채에 대해서도 평가를 요구하고 있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전문가들의 평가보고서가 필요합니다. 회사가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회사가 투자자에게 발행한 RCPS이 가장 대표적인 평가대상이며 회계법인으로부터 평가보고서를 받아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합니다. 또한, 임직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에 대해서도 보험수리적 가정이 반영된 계리보고서를 수취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평가 항목은 매년 평가보고서가 필요하며 평가보고서 발행에 대한 많은 수수료가 소요되게 됩니다.

  1. RCPS 투자를 받았는데 상장 때 문제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왜죠?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죠?

RCPS 회계처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는 자본, 국제회계기준에서는 부채 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관련해서 별도의 칼럼이 있으니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칼럼을 참고해보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 참고 칼럼: RCPS와 회계처리와 IPO

IFRS 컨버젼을 하고 나면 RCPS 발행을 통해 회사가 받은 투자금 전부 혹은 그 이상이 모두 부채로 전환되어 회사의 부채비율이 극도로 악화되게 됩니다. 또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RCPS 는 발행 시점부터 매년 평가가 필요한데 관련 수수료가 적지 않습니다. 회사가 수차례 RCPS 를 발행했다면 매년 수천만원의 평가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상장이 본격화되는 시점에는 투자자와의 협의를 통해 사전에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도 실제 상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내부회계관리제도라는 것도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이것도 컨버젼의 일부인가요?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컨버젼과 별개의 것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과정에 있어 회사의 모든 구성원의 역할과 과정, 통제 절차를 수립 및 관리하는 행위라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재무제표가 회계처리의 결과라면,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상장 때는 내부회계관리제도가 구축되었는지를 심사하며 상장 후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서도 외부감사인의 의견을 받아야 하므로 상장 전에 컨버젼과 함께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