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생활과 성공적인 M&A
흔히 M&A를 ‘결혼’과 비유하곤 합니다. 수십 년 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상호보완해 가면서 한 가정을 이뤄가는 과정이 마치 서로 다른 두 회사가 M&A를 통해서 하나의 회사가 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하고 결혼에 골인하여, 출산과 육아를 거쳐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과정이 녹록지 않은 것처럼 M&A 과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과 성공적인 M&A를 하기 위한 방법 또한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1. 잘 모르면 독이 된다.
아무리 오랫동안 연애를 한 남녀도 서로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결혼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정말 나와 맞는 사람인지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연애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지요. 잘 모르고 한 결혼은 이후에 후회해도 소용없고 엄청난 대가가 따르게 됩니다. M&A 역시 결혼의 연애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딜 단계(전략수립, 대상선정, 실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인수하려는 기업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치밀한 전략 수립이 부재할 경우 목표한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없고, 실사 과정에서 놓친 치명적인 부분이 Deal 자체를 망쳐버릴 수 있습니다. 서로에 대해 100% 완벽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오랜 만남 끝에 결혼을 약속한 사이도 식장에 들어가고 혼인신고를 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끝을 알 수 없습니다. 부모의 반대, 경제적 이유, 이성 문제 등 결혼까지 가는 과정에서 여러 돌발변수가 존재합니다. M&A 역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입금이 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의 변화, 실사 과정에서 치명적인 부분 발견, 인수 조건과 가격에 대한 협상 결렬, 경쟁자의 출현 등 다양한 이유로 잘 진행되던 Deal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내일 될 것 같은 Deal도 하루아침에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Deal이 끝날 때까지 차분하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3.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힘들었던 결혼 준비과정, 결혼만 하면 모든 것이 다 끝날 줄 알았지만 금방 알게 됩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인 것을. 서로 몰랐던 사실과 다른 부분들을 알게 되고, 이를 이해하고 양보하며 맞춰가는 과정이 시작되는데, 이 과정을 잘 극복해야 행복한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M&A 역시 인수 후 통합(PMI)과정이 성공의 key입니다. 기업 간의 물리적인 결합뿐 아니라 조직원들의 화학적 결합까지 이루어서 원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실패할 경우 핵심인재 이탈, 업무생산성 저하, 비용 증가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여 시너지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둘에서 하나가 된 순간이 시작임을 명심하고 그 이후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고 몇 개월 만에 결혼에 성공하여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 이 기업 마음이 든다! 하고 치밀한 검토 없이 인수한 회사가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소수일 뿐 성공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M&A(결혼)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프리딜(결혼 전) 단계에서 기업(배우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과 전략 수립 그리고 M&A(결혼)가 성사될 때까지 차분하게 최선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포스트 딜(결혼 후) 단계에서는 서로 다른 두 기업을 물리적,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 것(서로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이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