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회사 본인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자기주식’이라고 합니다. 즉, 네이버가 네이버 주식을, 카카오가 카카오 주식을 들고 있는 겁니다. 20년 말 기준으로 네이버는 장부가로 1조 2천억(지분율 약 10%), 카카오는 장부가로 10억 원(지분율 약 2.8%) 정도의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주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직원들에 대한 성과보상으로 쓰입니다.
네이버의 경우 올해부터 3년간 매년 1000만 원 상당의 네이버 주식을 임원을 제외한 전 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즉, 총 3천만 원어치 네이버 주식을 직원들에게 주는 겁니다. 이를 스톡그랜트(Stock Grant)라고 합니다. 스톡그랜트는 회사 주식을 직접 무상으로 주는 인센티브 방식이며 네이버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한 것입니다.
둘째, 인수합병 시 활용합니다.
지난 5월에 네이버가 캐나다의 웹 소설 플랫폼인 왓패드 지분을 100% 인수하였고 총 인수대금은 6800억입니다. 이때 전체 인수 대가 중 5000억은 현금으로, 나머지 1800억 정도는 네이버 주식으로 지급했습니다. 네이버는 인수대금의 26%를 자기주식으로 지급한 것입니다.
셋째, 다른 회사와 지분 교환에 사용합니다.
올해 초에 쿠팡이 미국 상장하는 것을 보고 신세계, 이마트와 네이버가 도원결의의 의미로 주식을 교환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는 신세계가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000억 원과 이마트 지분 1,500억 원어치를 받고, 신세계와 이마트에 각각 네이버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지급했습니다.
넷째, 교환사채의 기초자산으로 쓰입니다.
우선 교환사채를 간단히 설명하면 사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돈을 빌리는 것입니다. 돈을 빌렸으면 이자를 주고 만기 때는 원금을 갚아야 합니다. 그럼 이때 원금은 현금으로 갚는 것이 상식입니다. 하지만 교환사채는 원금을 현금이 아니라 주식으로 갚을 수 있는 사채입니다.
작년 10월에 카카오가 3억 달러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이때 기초자산이 바로 카카오 주식입니다. 즉,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을 기초자산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입니다. 해당 사채의 만기인 2023년에 카카오는 원금 3억 달러를 현금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 주식으로 상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