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그럴싸합니다. 최상의 지분율 구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최상의 지분율 구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꼭 최선의 지분율 구조가 아니더라도 알아두셔야 하는 지분 관련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지분율 구조는 왜 중요한가?

회사의 주인이 주주이고, 이 주주들의 권리 비율을 나타내는 것이 지분율입니다.

지분율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지분 그 자체가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보유한 모든 유무형 자산을 압축한 것이 주식인데 이것을 누가 얼마큼 가지고 있는지 당연히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지분율은 회사의 핵심 구성원 동기부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는데 인재는 핵심 중의 핵심입니다. 오죽하면 인사가 만사다 는 말이 있겠습니까. 특히 초기 핵심 인재들을 언제 어떻게 구성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한데 그 과정에 지분율은 그들의 동기부여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2. 지분율을 결정하는 요소

주주는 보통 둘 중 하나를 제공하고 지분을 받게 됩니다.

1) 현금 또는 현금성 가치가 있는 자산

2) 개인의 능력, 기여도, 가치, 시간, 지식, 노하우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적 가치가 있는 것

두 가지 요소 중 1) 은 아주 명쾌합니다. 돈을 많이 투자한 주주가 돈을 적게 투자한 주주보다 더 많은 지분을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세상 모든 지분율이 현금 또는 그와 비슷한 것으로만 결정된다면 지분율 논쟁은 발생할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2)가 문제입니다. 읽어만 봐도 굉장히 주관적인 요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동일한 능력을 가진 두 명의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둘이 생각하는 본인의 가치를 누구는 1%, 누구는 10%라고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3. 최상의 지분율이 불가능한 이유

모두가 만족하는, 객관적인, 완벽한 최상의 지분율이 불가능한 이유는 바로 위 문장 하나로 설명됩니다. 게다가 회사의 주주명부 구성이 한번 정해지고 불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투자를 언제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서도 지분율이 크게 변동합니다.

4. 그래서 무엇이 중요하다는 건가

그래서 기업가치(주식가치)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기업이 발행한 모든 주식의 가치를 합하면 그것이 곧 기업가치가 됩니다.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을 때는 물론이거니와, 동업자 혹은 핵심인재를 채용하거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등 지분율의 변화가 수반되는 거래를 앞둔 상황에서 늘 ‘지금 혹은 가까운 미래 그리고 먼 미래의 우리 회사 기업가치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에 오시면 스톡옵션 1%를 드리겠습니다.” 단순히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우리 회사는 2,3년 내로 3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고 저희는 약 30억 원의 자산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스톡옵션 1%를 드리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 것입니다. 즉, 지분율을 가지고 분쟁하지 않고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함께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5. 그래도 이런 건 알아두세요.(모두 비상장 주식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몇 가지 팁만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유용할 수 있는 정보인데요,

1) 투자유치 관점에서는 대표이사가 지분율이 높은 것이 좋습니다.

높다는 것 자체도 주관적이지만 경험상 80% 이상 보유한 상태로 사업을 시작하고 첫 투자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는 잠재투자자가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이사의 동기부여가 극대화되고, 대표이사가 지분 논쟁 이슈로부터 자유롭길 바라는 것이 투자자 마음입니다. 투자유치를 위해 대표이사의 지분율을 높이면서도 코 파운더 간의 개인적 보상 정리가 필요한 경우 별도 보상에 관한 주주 간 계약서를 작성해 두셔야 합니다.

2) 지분율은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번 넘어간 지분이 다시 나에게 돌아오려면 상당히 많은 자본 혹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투자를 받아도 희석되고, 스톡옵션을 부여해도 희석되고, 핵심 인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지분을 부여하는 거래 행위는 상당히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3) 지분 거래는 기본적으로 지분을 사고파는 사람 간의 거래입니다.

각 당사자가 합의한 가격으로 거래해도 큰 문제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만약 큰 투자를 받은 이후거나 최근 주식이 다른 가격으로 거래된 경우가 있다면 주의하셔야 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주식거래가 많지 않아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꽤 큰 투자를 받거나 구주 거래가 종종 있었던 경우라면 주식거래 금액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국세청이 “너 왜 이렇게 싸게/비싸게 거래했어?”를 가지고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상의 지분율 구조는 존재하지 않지만, 대표와 코 파운더 그룹이 지분율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며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지분구조를 설정하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