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숲 속, 거시적 변화를 견디고 성장하는 기업
신기하게도, 자연과 인류 사회는 태생부터 다르지만 닮은 부분이 많습니다. 자연에서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 인류 사회에서는 수많은 사업과 기업이 모여 실물 경제라는 자본의 숲을 이룹니다. 큰 바람이 불거나 홍수, 지진으로 인해, 부러지고 휘어지는 나무도 있지만, 그것도 자연의 섭리인지라 다시 회복하여 울창한 숲이 됩니다. 현대의 개별 기업들 역시 아무리 경영을 잘 할지라도 다양한 기업 외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며, 잘 나던 이익이 손실로 전환되고, 자본 잠식이나 부도 등 부정적 리스크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위기 속에도 경제 생태계는 지속됩니다.
기업의 외적인 환경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거시적 요인’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거시적 요인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금리, 연쇄 부도, 인플레이션, 유가, 원자재 변동 등 거시 경제를 흔드는 변수는 너무나도 다양하며, 서로 간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기적으로 움직입니다. 더구나 드넓은 세계의 한 부분에서 작은 변화가 일어났을 때, 거시 변수가 어떻게 반응할지 종잡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즉, 거시적 요인은 예상하기도 힘들고, 개별 기업이 통제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므로, 어느 정도는 받아들이고 대처하여야 하는 숙명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동종 산업의 기업들은 거시적 요인으로 인한 영향을 공통적으로 받습니다. 예를 들면 아랍 산유국들의 공급 제한으로 유가가 큰 폭으로 변동할 때, 정유사들은 이로 인한 영향을 공통적으로 받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거시 변화에서 진정한 강자가 드러나는 경우는 의외로 많습니다. 아무리 태풍이 불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요. 어떤 회사는 이익의 폭이 안정적인 반면, 어떤 회사는 갑자기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하고 부채 비율이 치솟으며 주가가 흔들리는 등 대혼란에 빠집니다. 근본 체질이 좋다던가, 위험 회피에 유리한 사업 구조가 수립되어 있다던가, 또는 거시 흐름을 잘 예측하고 대비했다던가.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제각기 다르겠지만요.
거시 변동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은 수백 수천의 거액이 오가는 Deal 시장에서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햇볕이 내리쬐고 적절한 비가 오는 활황기에서는 대부분의 나무가 잘 자라므로, 옥석을 가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태풍이 몰아져서 대부분의 나무들이 부러질 때, 거의 흔들림 없이 꾸준히 자리를 유지하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 삼아 시장 선두로 도약하는 기업도 존재합니다. 당연히 이러한 기업은 Deal 시장에서 모두가 탐내고, 그 가치를 훨씬 높게 인정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Deal을 준비할 때도 이러한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켜야 합니다.
작년 미국 발 금리인상으로 시작된 거시 경제의 변화가 여전히 거센 요즘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어떤 회사가 등장할지, 기대도 동시에 커지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