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입니다. 이는 회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1년의 회계기간을 마무리하게 되면 할 일이 많습니다. 주주총회, 회계감사, 경영 성과 분석 등등.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세금, 구체적으로는 ‘법인세’입니다.
법인세 신고는 3월에 실시하지만, 한 해가 넘어가기 전에 우리 회사의 상황을 파악해 보고 그에 맞는 세금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1. 회계상 이익과 과세소득
모든 스타트업은 세무대리인을 통하거나 자체 회계팀을 통해 재무제표를 작성합니다.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투자자/채권자 제출, 내부 의사결정 참고), 오늘의 주제인 법인세 신고도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어려운 법인세 계산 구조는 모두 생략하고, 하나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법인세는 회사가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납부하는 세금인데, 그 소득이 회계 장부상 이익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회계 장부상 이익에 각종 법령을 적용하여 세무상 이익(과세소득)으로 변환하고, 이를 기준으로 세금을 납부합니다. 즉, 우리 회사가 회계상으로는 이익이 나도 세무상으로는 손실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2. 경우의 수
따라서 아래와 같이 4개의 경우의 수가 존재합니다.
(1) 회계 손실, 세무 손실
(2) 회계 이익, 세무 이익
(3) 회계 손실, 세무 이익
(4) 회계 이익, 세무 손실
여러 이해관계자가 엮여 있는 스타트업은, 회계상 이익과 세무상 이익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아래에서 각 case 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3. 회계상으로는 손실, 세무상으로도 손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사업 초기는 물론, 시리즈 a, b 등의 단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회계 상 흑자전환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회계 상 손실이면 대부분의 경우는 세무 상으로도 손실일 가능성이 높고, 납부할 법인세는 없게 됩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이 case는 세금 전략을 수립하기보다는 흑자전환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세금 전략적인 측면에서 최소한의 이해와 준비는 필요합니다. 흑자전환을 하면 바로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누적된 세무상 손실을 먼저 차감하고, 그 손실을 모두 상쇄한 다음부터 세금을 납부하게 됩니다(이를 ‘이월결손금’이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납부할 세금이 없어 적용받지 못했던 각종 세액공제도 이월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이를 ‘이월세액공제’라 합니다).
따라서 당장은 납부할 세금이 없더라도 우리 회사의 장부 및 결손금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세액공제를 제때 잘 신청해서 적절히 이월, 관리하고 있는지 정도는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4. 회계상으로는 이익, 세무상으로도 이익
모든 스타트업이 손실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사업 초기부터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는 스타트업들도 많고, 당연히 세무상으로도 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case라면 당연히 의미 있는 세금 전략이 필요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타트업을 위한 세금 혜택을 적극 활용하는 것입니다. 주요 혜택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기본 감면
중소기업에 해당하기만 하면 업종, 지역에 따라 5% ~30%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99%가 중소기업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신청해야 합니다.
(2) 창업 관련 감면
업종 및 창업자의 나이, 지역에 따라 50% ~ 100%의 세금 감면 혜택을 세무상 이익이 발생한 시점부터 5년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5. 회계상으로는 손실, 세무상으로는 이익
가장 좋지 않은 case입니다. 회계상으로는 손실이 발생하는데, 세무상으로는 이익이 나서 세금을 납부할 수 있습니다. 자금조달, 투자유치, 기업가치평가 등에는 회계상 손실이 발생하여 불리하고, 세금은 또 세금대로 납부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겠으나, 어느 정도 성장을 달성한 스타트업에서 접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IPO를 준비하기 위해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변경한 스타트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제회계기준이 아니라면 회계상 이익이 발생했을 상황이지만 국제회계기준에서는 여러 평가(RCPS, 전환사채 등)와 관련된, 실제 현금유출은 유발하지 않는 거액의 손실이 장부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세법에서는 이러한 손실은 인정해 주지 않기 때문에 세무상으로는 다시 이익이 발생하여 법인세를 납부하는 case입니다.
IFRS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회계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무상으로는 이익이 나서 세금을 납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6. 회계상으로는 이익, 세무상으로는 손실
회계 상으로 이익이 나는 상황에서, 세무 상으로 ‘손실’까지 나는 상황은 쉽지 않습니다. 정확한 표현은 ‘회계 상으로 이익이 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절세 전략으로 납부세액을 최대한 줄인다’가 맞을 것입니다. 스타트업이 적용 가능한 가장 효과적인 절세 전략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고용증대 세액공제
계속해서 성장하고 구성원이 늘어나는 스타트업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가장 효과적인 세금 혜택입니다. 전년 대비 근로자가 증가하는 경우, 증가 인원 당 700만 원~1300만 원까지 세금을 차감해 줍니다. 일정 비율로 감면해 주는 것이 아니라 정액으로 혜택을 주고, 그 금액도 적지 않으므로 매우 효과적입니다.
다만, 혜택을 적용받고 근로자 수가 감소하게 되는 경우에는 추후에 혜택받은 금액을 다시 추징당하게 되므로 관리가 필요합니다. 우리 회사의 향후 성장성, 필요한 구성원, 세금 전략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2) R&D 세액공제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한 스타트업이 꽤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R&D를 위해 지출한 금액의 약 25%를 납부세액에서 차감해 주는 혜택입니다. 여기에는 연구소 직원의 인건비, 견본품/부품/원재료 등이 포함되고 금액적인 효과도 크므로 반드시 챙겨야 할 혜택입니다.
이와 같이 스타트업의 회계/세무는 4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하고, 각 상황에 맞는 세금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 회사는 어떤 상황인지, 앞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점검해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