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초반은 코로나로 인한 유동성 확대로 투자 시장이 활성화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회사가 투자를 받거나 상장을 했습니다. 당시에 평가된 기업가치는 단순히 전통적인 기업가치 평가방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빈번했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새로운 평가방법을 적용한 사례가 생겨났습니다. 시장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던 독특한 기업가치평가방법과 논리를 통하여 각각 상장과 매각을 했던 3개 회사의 현재까지의 성적표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의 한계와 재미를 동시에 느껴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으로 수제맥주 업계의 대표 주자로서 상장 이전까지 단 한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테슬라 상장에 성공했던 제주맥주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평가방법

제주맥주의 상장 당시 기업가치평가방법에 대해서는 이전에 구체적으로 다룬 칼럼이 있으므로 이를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https://blog.mstacc.com/columns/valuation/1267

예상 손익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방식은 사실 그렇게 낯선 방법만은 아닙니다. 이익이 나지 않는 초기 기업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DCF 평가방법 역시 미래의 예상 수치를 바탕으로 합니다. 다만, 상장에 예상손익을 활용한 점, 예상손익의 한계를 채우기 위해 할인율을 적용한 점, 결과적으로 DCF평가방법과 상대가치평가방법을 혼용한 결과가 된 점 등이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평가방법과의 차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상장 결과

제주맥주는 미래의 예측 손익을 바탕으로 기업가치 평가가 이루어져 공모가가 결정되었습니다. 공모가가 주당 3,200원이었고 상장 첫 날 최종 종가는 50% 가량 증가한 주당 4,900원이었습니다. 즉, 미래의 예측 손익이라는 다소 불분명한 방법의 기업가치평가를 사용하여 상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와 일반개인투자자들 모두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많은 인기를 얻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예상 vs 실적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실적이었습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제주맥주는 2023년의 실적을 근거로 밸류에이션을 진행하였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라는 이유로 높은 할인율을 적용했지만 어쨌든 평가 근거로 사용된 2023년의 예상 EBITDA 는 200억원이었습니다. 

반면, 2021~2022년에는 상장 이전과 마찬가지로 적자를 기록했고 평가의 기준이된 2023년 실적은 아직 반기까지라고 하지만 (-)45~50억원 정도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반기에 예상 EBITDA 달성은 커녕 흑자 기록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2년이 넘게 지난 현재 주가는 주당 1,000원으로 상장일 종가와 비교하면 약 20% 수준 밖에 되지 않습니다. 

4. 시사점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예상손익을 통한 valuation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되어 버렸습니다. 예상손익을 아무리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할인율을 아무리 보수적으로 높게 잡더라도 결국 예상손익은 항상 흑자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 흑자전환에 실패한다면 기존의 기업가치를 산정한 모든 논리가 무너지게 됩니다. 급격하게 감소한 현재의 시총은 예측의 실패한 기업을 시장에서 한없이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