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부가세 신고는 잘 마무리하셨는지요? 부가세는 신고 빈도도 잦고, 사업체의 전체 거래를 관통하는 세금이기 때문에 그 중요도가 매우 높다고 하겠습니다. 부가세는 ‘세금’이지만, 회사를 이끌어 가는 경영자라면 이를 단순하게 세금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은 ‘초보’ 경영자 입장에서, 부가세를 어떻게 이해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복잡한 세금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1. 부가세의 본질은 ‘거래’

대부분은 10%의 부가세(세금)에 집중합니다. 부가세는 ‘세금’이지만 본질은 ‘거래’입니다. 10%의 세금이 아니라, 부가세를 통해 우리 회사의 매출과 매입이 집계된다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이러한 부가세 신고 과정이 장부 작성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회계프로그램도 이에 맞게 개발이 되어있습니다. 부가세를 단순히 ‘세금’으로 볼 것이 아니라, ‘거래’라는 큰 그림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2. 거래를 이해하게 되면, 관리는 따라온다

부가세는 거래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손이 많이 갑니다. ‘매출 쪽에서는 어떤 증빙을 어떻게 발급해야 하는지, 매입 쪽에서는 어떤 증빙을 어떻게 수취해야 하는지’ 가 그것입니다.

먼저 매출 쪽을 크게 B2C, B2B 거래로 나누어 빠르게 살펴보겠습니다. B2C 거래는 크게 현금 매출, 카드 매출, 온라인 매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현금 매출은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하고, 카드 매출은 결제 시 자동으로 단말기를 통해 신용카드 영수증이 발급됩니다. 온라인 매출은 온라인 매출 세팅 방법에 따라 매출이 집계됩니다. B2B 거래는 비교적 쉽습니다. 사업자와의 거래이기 때문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면 됩니다. 매출 쪽은 증빙 발급을 놓치면 매출 누락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매입 쪽은 결제 방법에 따라 관리하면 끝입니다. 현금(계좌이체) 거래는 세금계산서(or 현금영수증)를 수취해야 하고, 신용카드는 전산으로 증빙이 자동으로 수취 되며, 기타 소액 현금은 적절한 증빙(영수증 등)을 수취하면 됩니다. 매입 쪽은 증빙 수취를 놓치면 부가세를 공제받을 수 없고, 지출액도 비용으로 처리할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사실, 매출 쪽이나 매입 쪽이나 거래의 구조를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면 동일한 내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거래는 양면성(매출-매입)을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3. 부가세와 cash flow

부가세는 ‘거래’에 붙는 세금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절세’는 불가능합니다. 세금을 낮추려는 목적으로만 접근하면 ‘거래 행위’의 증빙을 조작해야 하는데, 매출을 줄이거나 매입을 늘리거나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전자는 매출 누락으로 나중에 세금폭탄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고, 후자는 흔히 말하는 자료상, 거짓 세금계산서를 꾸리는 것인데 이것도 나중에 크게 후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초에 부가세는 최종소비자가 ‘부담’하고 사업자는 대신 ‘납부’만 하는 세금이라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거래의 결과에 따른 세금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좋은 의사결정입니다.

부가세는 ‘절세’보다는 ‘자금계획’의 측면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매출의 10%를 미리 받아 두는 성격이므로, 통장의 cash는 온전히 우리 회사의 것이 아닙니다. 10%는 부가세 신고(분기별) 때 납부해야 할 ‘부채’입니다. 다만, 매출에 대응하는 매입도 있을 것이므로 매출의 10%를 온전히 납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입의 성격/크기가 회사의 특성마다 다를 것이고, 이에 따른 우리 회사의 대략적인 부가세 납부비율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는 인건비와 크게 관련이 있는데, 인건비는 부가세가 붙는 거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건비의 비중이 높다면 매출 대비 부가세를 많이 납부할 것이고, 인건비의 비중이 낮다면 매출 대비 부가세를 적게 납부할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매출 대비 부가세를 어느 정도 납부하는지 잘 파악하고, 부가세 납부일에 맞게 자금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부가세와 채권채무 관리

우리가 발급하거나 수취하는 ‘세금계산서’는 채권채무관리의 기초가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세금계산서는 invoice로 활용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결제를 먼저 진행하고 발급/수취하는 ‘영수’, 결제는 나중에 진행하고 발급/수취하는 ‘청구’ 세금계산서로 구분됩니다. 채권채무 관리를 위해 회사의 자금 정책을 먼저 수립해야 합니다. 매출 쪽은 ‘영수’, 대금이 수취되면 증빙을 발급할지, ‘청구’, 증빙을 먼저 발급하고 대금을 수취할지. 매입 쪽은 ‘영수’, 결제를 먼저 하고 증빙을 발급받을지, ‘청구’, 결제는 나중에 하고 증빙을 먼저 발급받을지.

정답은 없지만 회사의 상황과 거래 상대방에 따라 자금 정책을 세팅해 둘 필요는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결제일’도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입금/출금하는 것보다 결제일과 자금 정책을 설정하여 관리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경영관리(경리) 직원

매출 관리와 증빙 발급, 매입 관리와 증빙 수취, 채권/채무 관리, 결제 대금 이체 등 부가세와 관련된 업무는 상당히 손이 많이 가고, 필연적으로 경영자의 시간을 빼앗게 됩니다. 사업 초기에는 경영자가 충분히 처리할 수 있지만, 사업의 규모가 점점 커짐에도 불구하고, 경영자가 이를 모두 직접 처리하는 것은 회사 전체적으로 볼 때 비효율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즈음 흔히 이야기하는 ‘경영관리(경리)’ 포지션의 직원을 채용하게 됩니다. 회사마다 업무 범위는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위의 업무를 대신해서 담당하게 됩니다. 사업의 규모가 커지고, 경영자의 시간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면 채용을 고민해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부가세는 매우 중요한 세금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깊게까지 알 필요도 없습니다. 거래를 이해하고, 자금을 움직이고, 증빙과 채권/채무를 관리하는 정도까지만 들어가도 충분합니다. 나머지 세부적인 내용들은 그때그때 세무대리인의 조언을 구해 적절하게 처리하면 됩니다. 경영자들에게는 부가세 말고도 더욱 중요하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