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의 대표들이 가장 난감해 하는 부분이 ‘거래의 구조’입니다. 거래 자체도 복합한데, 생소한 부가가치세(이하 ‘부가세’)가 엮여 있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거래는 부가세가 함께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며, 따라서 사업 초기에 가장 중요한 세금이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거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부가세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사례를 통한 이해
부가세는 깊게 들어가면 어려운 세금이지만, 일단은
지출할 때 10%(부가세만큼, 매입세액)를 더 붙여 지급하고,
판매할 때 10%(부가세만큼, 매출세액)를 더 붙여 받는다
이 정도로만 정리해 봅니다. 설명을 위해 가상의 회사를 하나 설정해 보겠습니다.
– 마일스톤은 커피 원두를 도소매하는 회사이다.
– 원두 판매업자 A에게 원두를 구매해, 일반 소비자 B에게 판매한다.
– 편의상 모든 거래에는 부가세가 붙는다고 가정한다.
마일스톤은 원두 판매업자 A로부터 1,000원어치의 원두를 매입합니다. 마일스톤은 A에게 부가세 10%를 추가해 1,100원을 지급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습니다. 마일스톤의 매입세액 100원은 원두 판매업자 A의 매출세액 100원이 됩니다.
이렇게 사 온 원두를 사업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 B에게 2,000원에 판매합니다. 마일스톤은 B에게 부가세 10%를 추가해 2,200원을 받고, 현금영수증’을 발급하거나, 카드로 결제를 받습니다. 이하에서 반드시 이해해야 할 포인트를 짚어 보겠습니다.
2. 모든 거래는 ‘부가세’와 함께 ‘증빙’이 있어야 한다
돈을 지출할 때, 돈을 받을 때, 부가세 10%와 함께 ‘증빙’을 주고받아야 합니다. 사업자들 간의 거래는 ‘세금계산서’를, 사업자와 개인 간의 거래는 ‘현금영수증’, ‘카드’ 정도로 이해하면 충분하고, 판단이 잘 안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세무대리인에게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위의 사례에서 마일스톤은 원두를 사 올 때 10%의 부가세를 붙여 세금계산서를 받았고, 원두를 개인에게 판매할 때 10% 부가세를 붙여 현금영수증을 발급하거나, 카드로 결제를 받습니다. 물론 개인과 거래 시 100% 증빙이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위와 같이 개념을 잡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부가세는 최종소비자가 ‘부담’하고, 우리는 대신 ‘납부’만 하는 세금이다
지출할 때 10% 추가로 지급한 부가세(매입세액)는 돌려받는 돈이고, 판매할 때 10% 추가로 받은 부가세(매출세액)는 납부할 돈입니다. 원두 판매업자 A는 마일스톤으로부터 추가로 받은 100원을 부가세로 납부합니다. 마일스톤은 최종소비자로부터 추가로 받은 200원에 원두 판매업자 A에게 추가로 지급한 100원을 차감한 100원만을 부가세로 납부합니다.
즉, 원두 판매업자 A가 100원, 마일스톤이 100원의 부가세를 각각 납부하는 것입니다. 사실 100원+100원=200원은 최종소비자 B가 부담하는 부가세입니다. 부가세는 ‘소비세’입니다. 모든 개인이 어떤 물건/서비스를 소비할 때, 10%만큼을 국가에 내는 세금입니다. 다만, 개인이 모든 소비 건에 대해 10%의 세금을 직접 국가에 낼 수 없으니, 물건/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자가 ‘대신’ 걷어서 내는 세금인 것입니다.
4. 모든 거래는 부가세를 고려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위와 같이 부가세 10%를 별도로 고려하면 상황이 명쾌하게 이해가 됩니다. 실제로 사업자들 간의 거래에서는 부가세를 포함하는지, 불포함 하는지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상관행입니다. 다만, 대한민국에서는 최종소비자의 소비자가격에 부가세가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의 사례에서 부가세가 별도인 3,000원과 포함인 3,000원에는 굉장히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부가세가 포함인 3,000원은 2,727원만이 우리 사업체의 매출이고, 273원은 대신 납부할 부가세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판매가를 책정할 때 거래의 구조와 부가세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이죠.
위의 단순한 사례에서조차, 모든 거래는 다양한 사업자들과 소비자들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이리 복잡하게 부가세 10%를 포함하여 각 단계마다 거래를 하게 만들어 놓았을까요?
모든 과정이 세금계산서 등을 주고받음으로써, 국세청이 거래를 파악하기 쉽겠구나 정도로만 이해하면 충분합니다. 우리 사업체의 지출은 누군가의 매출이 되고, 우리 사업체의 매출은 누군가의 지출이 됩니다. 복잡한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우리 사업체가 어디에 위치해 있고,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