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파우더’가 많으면 M&A가 활성화된다고?
드라이파우더의 의미와 M&A 시장과의 관련성
올해 FI(재무적 투자자)의 ‘드라이파우더’가 쌓여가면서 작년보다 M&A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드라이파우더’는 무엇이고 이러한 예측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FI들은 투자를 실행할 때 ‘프로젝트 펀드’ 또는 ‘블라인드 펀드’ 중 하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프로젝트 펀드’는 투자 대상이 미리 결정된 상태에서 출자자(LP)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펀드이며, 투자 전략, 회수 기간, 예상 수익률, 향후 회수 전략 등이 미리 정해져 있습니다. 반면,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전략과 규모, 섹터 등 대략적인 방향성은 정해져 있지만, 특정 투자 대상은 미정인 상태에서 자금을 모집합니다.
미사용 투자 자금인 ‘드라이파우더’는 이러한 ‘블라인드 펀드’에서 주로 발생하며, FI들이 이 자금을 통해 신속하게 투자를 집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드라이파우더’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FI 입장에서 마냥 반갑기만 한 일은 아닙니다. 드라이파우더는 곧 LP의 기회비용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고 초기(2~3년) 동안 빠르게 소진한 후, 다음 펀드를 결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전략입니다. 그러나 초기에 소진하지 못한 드라이파우더는 곧 다음 펀드를 결성하는 명분을 약하게 하는 한편, FI의 ‘딜 소싱’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2021년까지 한국 M&A 시장은 넘치는 유동성으로 유례없는 호황기를 보냈습니다. 2016~2020년 평균의 두 배 가까운 투자와 펀드 결성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2022년 금리 상승 여파로 시장이 얼어붙어, FI의 상당수가 ‘개점휴업’ 상태였습니다. 그 기간만큼 드라이파우더 소진 부담을 키운 것입니다.
2023년 인수금융 금리가 약 8% 수준으로 2021년 4% 수준 대비 여전히 높지만,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더해 쌓아둔 드라이파우더의 소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0~2021년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한 FI가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