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구성과 딜 가능성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유치와 M&A 딜 모두 주주구성이 변동되는 자본거래이기 때문입니다. 주주구성에 정답은 없지만 어떤 주주구성이 비교적 좋은 딜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아무래도 복잡한 주주구성보다는 심플한 주주구성이 더 유리합니다. 거래의 이해관계자가 얼마나 복잡하냐, 간단하냐로 바라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투자유치를 하거나 주식을 매각할 때 주주관계로 엮여 있는 이해관계자가 많으면 그만큼 거래에 허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 밸류, 구조, 새로운 주주 자체에 반기를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지분이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되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두 가지 요건이 균형감 있게 고려되어야 하는데 첫째는 기여도, 둘째는 자본입니다. 회사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이 초기 자본을 투자했다는 이유로 많은 지분을 갖고 있을 경우, 후속 절차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3. 또한 외부기관의 투자를 받는 경우 후속 딜의 밸류와 권한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 외부 투자가 될지, 후속 투자가 필요할지, 상장으로 갈지, M&A를 고려해야 할지 등 미래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얼마의 밸류로 딜을 하느냐가 권한 범위와 자율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표는 이 부분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의사결정해야 합니다.
재고와 M&A Deal의 관계
By jwdo • 2023년 01월 12일
재고 관리의 중요성
새해는 한 해 사업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점이자, 작년 결산으로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합니다. 부가세 신고부터 연말정산, 법인세 신고 납부까지. 회계감사를 받는 회사도 있습니다. 외부 기장이든 내부 자체 결산이든, 신경 쓸 것이 크게 많아지는 시기인 것은 분명합니다.
수많은 결산 절차 중 M&A Deal과도 가장 큰 연관성이 있는 부분이연말 재고 파악입니다. 아래에서 M&A Deal과 재고 관리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특히 외부 기장(세무사무실)을 맡기고 계신 대표님들, 본 글을 꼭 일독하시기를 권합니다.
1. 재고는 회사의 기본 생존과 가장 직결되는 존재입니다. 재고의 이중성을 한번 살펴볼까요. 재고가 없으면 사업이 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정말 많습니다. 너무 적게 보유하면 판매, 즉 매출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어 문제입니다. 하지만 너무 많아도 큰 문제입니다. 쉽게 말하면 재고는 현금을 물건으로 바꿔놓은 겁니다. 근데 그 물건이 팔리지 않고 오래되어 가치가 없어진다면? 현금이 썩어 없어지는 효과와 동일합니다. 현금이 없으면? 기업은 숨을 쉴 수 없죠. 그래서 경영자라면 항상 재고 발주량, 보유량, 판매량을 예민하게 살펴야 합니다. Deal 잠재인수자도 수치로 드러나는 재고 흐름(회전율)과 오래된 재고량을 신경 써서 살펴봅니다.
2. Deal 시장에서의 기업가치가 재고로 인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세무사무실은 결산 시 매출원가를 계산할 때 이렇게 합니다. 먼저 한 해 총 매입금액을 구하고요, 거기서 연말 재고금액을 뺍니다. 그러면 자동으로 팔린 물건 원가가 나오게 되는 로직인 거죠. 예를 들면 총 1,000원어치를 샀는데, 연말에 300원어치가 남아있다, 그러면 팔린 원가는 700원이겠구나 역산이 됩니다. 근데 이 연말 재고금액은 세무사무실에서 알 수 없습니다. 즉 회사가 알려줘야 합니다. 결국 이 재고 금액 때문에 한 해 이익이 왔다 갔다 하게 되고, 일반적으로 이익에다 배수를 곱해서 Deal 기업가치가 산정됩니다. 회사에서 제공한 재고 금액이 잘못되면 최종적으로는 기업가치까지 다 어긋나게 되는 것이죠.
3. 종종 회사들이 실제 대비 재고 금액을 조정한 사례를 보게 됩니다.
은행 대출이나 여신 한도, 세금이나 입찰 자격 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심지어는 대표님도 모르게 세무사무실에서 목표 이익대로 맞춰 놓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만약에 이러한 조정 부분을 간과한 채로 M&A 시장에 나갔다가, 추후 Deal 과정에서 발견된다면 회사의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등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사실이 있었다면, 재고를 조정한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이로 인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되는지 등 전문가의 사전적인 검토가 필수적입니다.
결혼과 M&A
By jwdo • 2023년 01월 05일
행복한 결혼생활과 성공적인 M&A
흔히 M&A를 ‘결혼’과 비유하곤 합니다. 수십 년 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상호보완해 가면서 한 가정을 이뤄가는 과정이 마치 서로 다른 두 회사가 M&A를 통해서 하나의 회사가 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하고 결혼에 골인하여, 출산과 육아를 거쳐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과정이 녹록지 않은 것처럼 M&A 과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과 성공적인 M&A를 하기 위한 방법 또한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1. 잘 모르면 독이 된다. 아무리 오랫동안 연애를 한 남녀도 서로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결혼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정말 나와 맞는 사람인지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연애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지요. 잘 모르고 한 결혼은 이후에 후회해도 소용없고 엄청난 대가가 따르게 됩니다. M&A 역시 결혼의 연애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딜 단계(전략수립, 대상선정, 실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인수하려는 기업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치밀한 전략 수립이 부재할 경우 목표한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없고, 실사 과정에서 놓친 치명적인 부분이 Deal 자체를 망쳐버릴 수 있습니다. 서로에 대해 100% 완벽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오랜 만남 끝에 결혼을 약속한 사이도 식장에 들어가고 혼인신고를 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끝을 알 수 없습니다. 부모의 반대, 경제적 이유, 이성 문제 등 결혼까지 가는 과정에서 여러 돌발변수가 존재합니다. M&A 역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입금이 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의 변화, 실사 과정에서 치명적인 부분 발견, 인수 조건과 가격에 대한 협상 결렬, 경쟁자의 출현 등 다양한 이유로 잘 진행되던 Deal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내일 될 것 같은 Deal도 하루아침에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Deal이 끝날 때까지 차분하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3.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힘들었던 결혼 준비과정, 결혼만 하면 모든 것이 다 끝날 줄 알았지만 금방 알게 됩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인 것을. 서로 몰랐던 사실과 다른 부분들을 알게 되고, 이를 이해하고 양보하며 맞춰가는 과정이 시작되는데, 이 과정을 잘 극복해야 행복한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M&A 역시 인수 후 통합(PMI)과정이 성공의 key입니다. 기업 간의 물리적인 결합뿐 아니라 조직원들의 화학적 결합까지 이루어서 원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실패할 경우 핵심인재 이탈, 업무생산성 저하, 비용 증가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여 시너지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둘에서 하나가 된 순간이 시작임을 명심하고 그 이후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고 몇 개월 만에 결혼에 성공하여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 이 기업 마음이 든다! 하고 치밀한 검토 없이 인수한 회사가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소수일 뿐 성공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M&A(결혼)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프리딜(결혼 전) 단계에서 기업(배우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과 전략 수립 그리고 M&A(결혼)가 성사될 때까지 차분하게 최선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포스트 딜(결혼 후) 단계에서는 서로 다른 두 기업을 물리적,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 것(서로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이 중요하겠습니다.
끝을 알아야 하는 이유
By jwdo • 2023년 01월 05일
창업자가 엑싯에 대해 미리 알아야 하는 이유
새해 첫날부터 끝을 이야기한다는 게 조금 이상하지만, 사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합니다. 끝(엑싯)을 경험한 창업자가 결코 많지 않기에 그 중요성도 알기 어렵습니다. 엑싯을 알아야 하는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끝을 알면 경영을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엑싯 성공 체크리스트가 있다고 가정하고, 그에 따라 회사를 경영한다면 회사는 더욱더 견고하게 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잘 팔리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회사를 팔 이유가 없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행복한 고민이죠.
엑싯이 언제, 어떻게, 왜 가능한 것인지 이해해야 성공적인 엑싯을 할 수 있습니다.특히 타이밍과 Why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How는 상황이 닥치면 적절히 해결할 수 있지만 타이밍과 Why는 미리 알아두는 것이 무조건 더 좋습니다. 언제 좋은 타이밍으로 딜을 진행할 수 있을지, 상대방은 왜 우리를 인수하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딜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통상 준비되지 않은 딜에서는 협상 우위를 가져가기 어렵습니다. M&A 시장의 잠재인수자들은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꾸려져 있습니다. 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그들을 상대하다 보면 불리한 조건으로 딜을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022년 M&A 시장 되돌아보기
By jwdo • 2022년 12월 29일
금리인상 #얼어붙은_시장 #Adieu2022
‘2022년에는 M&A 시장이 과연 얼마나 더 커질까?’라는 기대를 받고 시작한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도준’이었다면 다른 생각을 했겠죠. 오늘은 2022년을 마무리하면서 올해의 M&A 시장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혹시 환생을 한다면 올해는 이렇게 기억하세요.
물이 빠져야만 알게 되는 것이 있죠. 미국 어느 호수에서 가뭄이 들자 시체가 담긴 드럼통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2008년 부동산 거품이 꺼지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죠. 이번 글로벌 금리 인상도 M&A 시장에서 그랬습니다.
2022년 2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에 육박하면서 미국 기준 금리가 인상될 것은 기정사실화 되었죠. 문제는 ‘몇 번, 얼마나 올릴 것이냐’였습니다. 그럼에도 2021년 마무리되지 않은 크고 작은 M&A 딜(예 : 베인캐피탈 – 클래시스 주식매매계약)이 마무리되면서, 여전히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베이비 스텝(25bp 인상)’, ‘빅 스텝(50bp 인상)’을 넘어서 ‘자이언트 스텝(75bp 인상)’, 심지어 처음 듣는 ‘울트라 스텝(100bp 인상)’ 이야기까지 나왔죠. 미국 기준금리는 25bp 상승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늘까지 총 425bp(0.25% > 4.5%) 인상되었습니다. 인수금융 금리는 2021년 4%대에서 2022년 10월까지 9%까지 급등했습니다. 통상 LP의 최소 기대수익률이 7~8%임을 감안하면, 수익보다 비용이 큰 상황이 된 것입니다.
한술 더 떠 2022년 2월 말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고, 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며 시장 참여자는 극심한 불확실성까지 견뎌내야만 했습니다. 때문에 M&A 시장은 일찍이 얼어붙었습니다. 새로운 M&A 딜은 요원하고, 있던 딜마저 거래 불발, 지연되는 일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예 : 베어링 PEA의 PI첨단소재 인수 포기) 정진수 화우 대표변호사는 2022년을 돌이켜보며 2021년 대비 M&A 자문건 수는 줄고, 거래 불발 등 분쟁 자문이 증가했다고 답했습니다. Bloomberg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국내 누적 M&A 규모는 146조 원으로, 2021년 동기 대비 22% 감소하였습니다. 4분기 M&A 규모 역시 크게 기대할 것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2022년 M&A 시장은 마무리되는 모양새입니다.
스타트업은 특히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투자액은 2조 812억 원으로 2021년 3분기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창업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2년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전년 대비 위축되었다고 답한 비율이 82%에 달했습니다. 대신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시드 투자는 증가하였다는 점입니다. 시장과 무관하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는 계속 나오고, 대규모 자금 조달 부담이 적기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겠습니다.
2022년은 M&A 시장에서 참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시장 밖으로도 다사다난한 한 해였지요. 2022년 ‘COVID-19 거리두기’로 시작해서 8월에는 ‘물폭탄’이 쏟아지지더니, 10월에는 이태원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한편 12월에는 ‘월드컵’으로 함께 기뻐했고, 이제 3년 만에 새해 타종 행사 재개되는 등 ‘일상 회복’을 앞두고 있습니다. 2022년 한 해 참 고생하셨고, 잘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2023년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면서, ‘M&A 시장 예상하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중소 M&A 시장의 사짜들
By jwdo • 2022년 12월 29일
중소기업 M&A를 진행할 때 경계해야 하는 부분
중소기업 M&A 시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짜들이 있습니다. 왜 많은 사짜들이 존재하는지, 어떤 부분을 조심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기업을 사고파는 과정에 큰 규모의 자금이 거래됩니다. 거래 규모가 크다 보면 자연스럽게 거래비용도 커지게 되고, 그 과정에 개입하면 생각보다 큰 보상을 받을 기회도 많습니다. 거래에 기여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어느 한쪽에 큰 피해를 입히게 되는 거래까지 종용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보통 M&A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경영진들이 피해자가 됩니다.
2. M&A는 작전주의 좋은 테마가 됩니다. 특히 사채시장의 거대자금을 활용한 교묘한 무자본 M&A는 짧은 시간에 수십, 수백억 원의 이익을 만들어냅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오고, 그 과정에 주가를 부양하는 재료 중 하나가 M&A이기 때문에 일부 검은 손들이 즐겨찾는 테마가 되는 것입니다.
3. 그래서 누군가의 M&A 제안을 받는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첫 접근과는 다른 양상으로 거래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유의해야 합니다. 현금 대신 가치가 불분명한 주식 교환 인수가 진행되는 경우, 인수 이후 거래대금 납입이 지연될 소지가 있는 경우, 계약 당시 밸류에이션 방식이 명쾌하지 않은 경우 등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큰 금액이 오가는 거래일수록 당연히 더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어느 한쪽이 굉장히 급한 경우라면 더 조심해야 합니다. 왜 그렇게 급하게 거래를 끝내고 싶어 하는지 한번 자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좋은 딜은 매각자도, 인수자도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마무리까지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명화학 권오일 회장의 M&A를 통한 패션 밸류체인 구축
By jwdo • 2022년 12월 22일
#베일속투자자 #은둔의_패션재벌 #M&A의_귀재
대명화학은 일반적인 제조기업처럼 보이는 사명과는 달리 실질은 지주회사로 권오일 회장이 90.25%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오일 회장은 대명화학을 통해 그룹 내 계열사들에 지배력을 행사하는데요. 대명화학은 패션업계에서 굵직한 회사로, 익히 들어보셨을 많은 패션기업과 브랜드를 투자, 인수하였습니다(‘모다아울렛’, ‘말본골프’, ‘코닥어패럴’, ‘키르시’, ‘오아이오아이’ 등). 업계에 따르면 자금을 투입한 국내 패션기업은 27개사, 200개 브랜드에 달한다고 합니다.
대명화학은 2021년 연결 기준 매출 1.6조원, 영업이익 1473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종속기업은 총 41개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기업집단을 운영하는 인물임에도, 서울대 출신 회계사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베일 속 투자자”, “은둔의 패션 재벌”이라고 불립니다.
대명화학의 주요 계열사로 코스닥 상장사인 코웰패션, 모다이노칩, 디에이피가 있습니다. 3사 모두 인수합병을 통해 계열사로 편입시켰습니다. 패션과 전자기기를 두 축으로 하여, 로젠택배와 에어로케이항공 인수를 통해 유통 그리고 항공까지 사업분야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특히 2021년 로젠택배를 3400억에 인수하면서 대명화학은 디자인-제조-온·오프라인 판매-물류·배송에 이르는 패션 유통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대명화학은 코웰패션의 이순섭 회장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패션업에 진출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패션사업 전문가인 이순섭 회장과 투자 베테랑인 권오일 회장의 합작으로 잠재력과 성장성이 높은 회사에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권오일 회장은 기업을 인수한 후에는 직접 경영을 하기보다는 회사를 가장 잘 아는 기존 대표이사가 책임경영을 하도록 했고, 투자한 브랜드의 디자이너가 최대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M&A는 투자와 경영의 교집합입니다. 권오일 회장은 산업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성공적인 투자와 경영을 해냈습니다. 대명화학, 어센틱브랜즈코리아의 자산총액 등등을 합하여 전체 3조원이 넘는 기업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권오일 회장이 앞으로 M&A 시장에 어떤 딜로 등장할지 기대됩니다.
일본 중소기업 M&A 시장의 밸류에이션
By jwdo • 2022년 12월 22일
일본에서 중소기업 M&A가 활성화된 이유
일본은 중소기업 M&A가 국내보다 훨씬 더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잃어버린 20년, 30년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어쨌든 자본주의를 가장 빠르게 받아들인 국가 중 하나로 한때 세계 경제를 주름잡기도 했습니다. 또한 건실한 중소기업이 많아 내수 경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고, 설립자의 고령화에 따른 은퇴와 승계 이슈가 지속되는 것도 일본이 중소기업 M&A가 활성화된 이유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이유가 더 있습니다. 바로 일반적으로 인정받는 중소기업 밸류에이션 기준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즉, 매도자와 인수자가 모두 용인할 수 있는 가격 결정 방식과 범위가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양측의 가격에 대한 기대치가 일정 범위 안에서 유사하게 산정된다면 거래가 더 용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순자산 시가(부동산 등, 부채차감) + 영업이익 × 2~4배 = 기업가치
회사가 보유한 자산은 자산대로 시가평가하고, 영업의 가치는 영업이익의 2~4배만 적용한다는 의미입니다. 보통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는 비영업자산을 제외하고 순전히 영업가치만 고려한 멀티플로 평가하든가, 아예 순자산가치에 집중해 산정하는 방식만 존재하는데 이 두 방식을 적절히 혼용한 방식입니다.
굳이 공식을 해석하자면, “회사가 그동안 쌓아온 순자산 시가는 인정하고, 영업가치는 대표이사 은퇴를 감안하여 퇴직금 수준의 적은 멀티플로 정리하고 떠난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맥도날드 딜이 어려운 이유와 반전 포인트
By jwdo • 2022년 12월 15일
한국맥도날드 매각, 어떻게 진행될까요?
한국맥도날드가 M&A 매물로 나온 지 시간이 제법 흘렀지만 별다른 매각 진행 소식은 없습니다. 왜 맥도날드 딜이 어려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반전 포인트를 갖고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1. 맥도날드 본사가 포기하지 않을 로열티 5%가 상당합니다. 최근 3년 연속 수백억 원의 적자폭을 기록했지만, 사실 해외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 수익이 적자폭보다 더 큽니다. 즉, 로열티가 없었다면 영업이익이 당연했다는 뜻입니다. 2019~2021년까지 7,000억 원에서 8,700억 원대까지 매출이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지속된 데는 로열티 효과를 무시할 수 없고, 한국맥도날드 주인이 바뀌더라도 맥도날드 본사와의 로열티 계약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잠재인수자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습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 확장 시나리오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해외 확장은 다른 맥도날드 자회사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매장을 늘려서 성장을 만들겠다”라는 내러티브가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
3. 5,000억 원대 수준의 밸류에이션이 F&B 치고 너무 크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잠재인수자가 어떤 시나리오, 시너지로 기업가치를 개선할지가 관건인데 그림이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맥도날드와 결합하여 폭발적인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인수자가 시장에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특히 수제버거 브랜드를 표방하는 새로운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맥도날드 딜은 분명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 그저 “맥도날드”여서 반전 포인트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몇 십 년간 수많은 사건사고에도 브랜드를 유지했고, 새로운 햄버거 브랜드가 나와도 맥도는 맥도고, 빅맥은 빅맥입니다. 과연 맥도날드 딜은 예상대로(?) 어렵게 진행될 것인지, 그럼에도 브랜드 파워가 승리할 것인지. 최종 결과를 기대해 보겠습니다.